앵커: 다음주 27~28일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핵물질 생산 동결을 추구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안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은 22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필수적인 단계로 핵물질 생산 중단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미북 정상회담 전망’(Prospects for the Trump-Kim Vietnam Summit) 토론회에 나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능력과 핵무기 동결(freeze) 논의가 비록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북한 비핵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존슨 전 국장 : 우리가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중단했다는 것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알 수 있다면 이는 긍정적인 단계(step)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물질 동결은 1~2년이 아닌 수 년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과거 성공적인 군축∙비확산 협정은 모두 매우 상세한 기술적인 사항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2차 정상회담으로 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의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도 그러한 수준으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회담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과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모호한(vague) 합의문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오해로 결렬됐다면서, 모호함이 외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술적인 사안은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핵 6자회담을 비롯해 이란 및 러시아와의 협상에서는 에너지부, 재무부, 제재 관련 유엔 대표부 등도 협상단에 포함됐다면서, 각 분야 전문가가 향후 대북 협상 대표단에 포함돼야 기술적인 사항을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가 대북협상에 대한 성공을 간절히 원하면 북한의 협상술에 휘말리기 시작한다면서, 그 전형적인 예로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해줌으로써 대북제재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한편,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북 두 정상이 만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정상 대 정상 만남 이후 실무차원에서 이를 아래로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