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베트남(웥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첫 날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과 비핵화 검증과 로드맵, 즉 구체적인 방식 등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27일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달리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날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가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 중간 평가’(The Trump Administration’s Foreign Policy: A Mid-Term Assessment)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 간 관여가 지금까지 빈약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쟁보다는 대화가 더 낫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과거 미국의 클린턴, 부시, 오바마 행정부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는 미국이 더 이상 북한에 아무런 대가없이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 :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단계를 취하던 미국이 아무런 대가없이 (북한에) 내주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결과가 우려됐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승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김정은이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을 내주었지만, 비핵화 정의 및 검증 등 미국이 필요했던 것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은 1980년대 소련과의 군축 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 발언을 언급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검증과 로드맵, 즉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었던 점 등은 긍정적인 진전이지만, 북한은 과거에도 수 차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철처한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물밑작업 등 지난해보다 더 많은 외교적 준비가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있어 ‘상호주의’(reciprocity)와 ‘동시성’(simultaneity)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울브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독재자와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려된다면서, 미국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의 지위를 높여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마이클 매콜(공화, 텍사스)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과거 미국의 행정부들도 북한과의 협상에 실패했다면서, 북한 정권은 대북제재 완화를 대가로 텅 빈 약속을 해왔던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콜 의원은 이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최대 압박전략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