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북 영변 핵시설 농축시설 가동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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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빈손 회담'으로 끝난 이후 나온 발언이라 주목됩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4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이 가동되고 있을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RFA Graphic/김태이)

아마노 사무총장은 이날부터 시작된 이 기구의 집행이사회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 프로그램을 공개정보와 위성사진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 (영변) 경수로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정황을 봤습니다. 또한, 우리는 기존에 알려진 원심분리기 시설도 가동 중이라는 징후를 계속해서 포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시설에) 접근할 수 없어 이러한 활동의 본질과 목적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At the Light Water Reactor, the Agency saw indications of ongoing construction work. We also continued to observe indications of ongoing use of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However, without access, the Agency cannot confirm the nature and purpose of these activities.)

다만, 아마노 사무총장은 작년 12월 초부터 5 메가와트 원자로는 작동 징후가 없으며,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 활동이 진행됐다는 징후 또한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영변 핵시설 이외의 곳에서 농축시설이 가동 중이냐는 질의에는 지난해 8월 이 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나온 평양 인근 시설 관련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당시 이 보고서는 평양 인근에 위치한 시설의 규모와 관련 인프라, 즉 제반시설의 특징을 공개정보와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결과 이 시설이 원심분리기 농축시설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이 시설의 공사 시기도 기존에 알려진 북한 내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과도 다르지 않다며, 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수집,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아마노 사무총장은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관련국 간) 합의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의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만남은 정치적 만남이며 국제원자력기구는 정치적 사안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미북 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구체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마노 사무총장은 관련국 간 정치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에서 비핵화 검증과 사찰 업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도 그는 북한 측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한 것에 대한 질의에는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듣지 못했고, (미북 간)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핵 관련 모든 약속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가 비핵화 합의의 검증과 감시 업무를 하는 최적의 기관이자 유일한 국제 검증기구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