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북 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오히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 증강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힘을 등에 업고 핵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끌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DC 민간 연구기관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15일 ‘코로나바이러스와 한반도’를 주제로 한국과 중국 전문가와 화상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미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는 한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유산’(legacy)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성한 장본인으로 핵포기에 대한 인센티브(이득)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역내 주요국에 대한 지렛대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또한, 한국이 F-35 전투기를 도입하고 정보통신 기술 발전 추세에 따라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 fare) 능력이 강화되는 등 한반도 재래식 군사력이 한국에 유리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이런 추세가 자국에 불리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핵무기, 생화학무기, 사이버능력 등 비대칭 전력 증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이라며, 그 이유는 중국의 힘이 매우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정민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정민 선임연구원 :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고 뒷배를 봐주는 한 핵을 포기하지 않아도 북한을 져버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유지하도록 하는 가장 큰 '안보 담요'(security blanket)입니다.
한편,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자오 통 카네기-칭화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은 외부 세력의 대북 안전보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중 관계도 그 동안 상당한 굴곡을 겪어왔고 북한이 중국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던 사례도 많은 만큼, 북중 간 실질적인 신뢰가 부재한 상황에서 북한이 정권의 안보와 생존을 위해 외부 세력의 도움과 보호에 얼마나 의존할지는 의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최근 북중 정상 간 구두친서 교환과 관련해, 사실상 전화통화가 없었다는 점은 양국 간 민감하고 실질적인 사안을 다루겠다는 전략적 결정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피상적인 양국관계를 어느 정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사회자로 나선 폴 헤인리 카네기-칭화 국제정책센터 소장은 과거 부시 미국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모든 역내 주요 국가들이 북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한다 해도, 종종 같은 문제에 대한 분석이 다르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도 다른 관점을 보인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