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북협상에서의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미국과 한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18일 개최된 2018년 한미 전략 포럼, 즉 토론회(Assessing the Trump-Kim Summit)에서 빅터 차CSIS 한국석좌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취소 발언과 관련해, "단기적인 측면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좋게 보이는 양보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우리 군대의 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미 테리 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도 이날 이와 관련해 본인이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값 비싼 워게임', 즉 전쟁 연습이라는 북한 측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러한 발언은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발표된 것이 아니라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진해서 발언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 어떠한 사안에도 양보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채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해 대북 협상의 지렛대를 이미 상당 부분 내주고 있다는 겁니다.
테리 선임연구원: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을 북한에 대한 양보로 인식하지도 않는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그는 이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에 대한 아주 사소한(trivial) 양보에 불과하다며, 모든 사람들은 이번 미북 공동성명에서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누락된 점을 비판하지만, 종전선언 또한 이번 공동성명에서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 미북회담은 북한이 많은 것을 실제로 포기한 반면 미국은 단지 약속만 많이 하는 등 처음부터 균형이 깨졌다고 지적하면서, 1994년 한미 연합훈련 중단 사례가 있듯이 이번에도 한미 연합훈련 자체를 종식한다는 것이 아닌 잠시 중단(pause)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빅터 차 한국석좌는 이번 미북 공동성명에 적시된 전쟁포로(POW) 및 전쟁실종자(MIA) 유해 송환은 인권 사안이 아니라면서, 이 부분은 북한 외무성이 아닌 군부가 직접 관여하는 만큼 미국과 북한 군부간 관계를 열어가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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