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오는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샤프 전 사령관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방미가 성사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최근 미북 간 비핵화 후속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비핵화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샤프 전 사령관: 유엔 총회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국제적인 입지를 내주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이 연구소의 수미 테리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도 이날 토론회에서 오는 9월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 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 차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하는 등 파격적인 외교 행보를 이어왔는데, 만일 오는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면 이는 이러한 행보에 정점(finale)을 찍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다면, 핵시설 신고나 폐기처럼 미군 유해송환을 넘어서는 수준의 무언가를 미국에 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장기적인 측면에서 북한 정권의 경제발전은 체제 안전에 필수적이지만 이와 동시에 체제 안전에 대한 내부적인 위험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대대적인 경제개발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샤프 전 사령관은 북한의 경제 발전은 자연스럽게 외부정보 유입을 수반하게 되고, 이러한 외부정보 유입이 결국엔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확대하면서 북한 정권의 체제안전에 대한 내부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경제발전은 내부적으로 북한 정권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어 김정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인 체제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에서 균형적으로 경제 발전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테리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위원장이 점진적인 경제 개발을 추구할 수는 있어도 체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개방과 외부정보 유입을 용인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외부정보 유입에 대한 개방을 반드시 수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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