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평양 정상회담 ‘비핵화 합의’ 기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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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밝힌 비핵화 이행 약속이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NYT)는 19일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약속이 미국 정부가 요구해 온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수준에는 못미친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수적인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참관 하에 폐기한다는 약속은 눈에 띄지만, 현재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조치는 사실상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제안을 했다는 사실은 중대하나, 북한은 과거에도 영변 핵시설 활동을 중단했다가 미국과의 협상이 막히면 다시 이를 재가동한 전례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김 위원장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핵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북 양국 지도자가 적대를 종식하고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비핵화 과정을 진전시키는 본질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도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에 따른 명백한 조건부 약속이라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에 대한 외부 검증 허용 및 핵시설 해체 제안이 김 위원장의 대담한 도박(bold gambit)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대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면서 한국과의 관여도 순조롭게 진행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 매체는 북한이 핵시설 해체에 대한 국제사회의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 관광사업 등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자금을 차단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위반될 수 있으며, 미국 입장에서도 불편(upset)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