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영구적인 폐기는 이행 전 단계부터 국제 사찰단과 북한 당국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는 이행 전 단계부터 국제사회와의 적극적인 협의(consultation)가 매우 중요하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사전에 국제사회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핵폐기를 진행했지만, 추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시설 저장고에 일부 핵심 시설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선 곤란하다는 설명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은 모든 미사일 시설을 신고하고, 어느 시설을 폐기할 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추후 재가동할 수 있는 비밀 시설 또는 숨겨진 능력이 없다는 보증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수많은 검증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무부 전략무기 비확산담당 국장을 지낸 그레그 틸먼 미국군축협회(ACA)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의 미사일 시설 사전 신고 및 전문가의 현장 사찰(on-site inspection)을 강조했습니다.
틸먼 선임연구원: 북한이 우선 동창리 미사일 시설에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세부적으로 신고를 하고 나서, 전문가의 현장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합의된 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현장 검증이 필요합니다.
군사 전문가이자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엔진 시험장과 연료벙커(fuel bunker) 파기가 미사일 발사장의 영구적인 폐기 조치에 핵심이라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핵폐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할 수 있겠지만 미사일 시설 폐기의 경우 이를 위한 국제 감시기구가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엔 안보리 전문가단이 사찰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이 특별(ad hoc) 사찰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에는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의 유관국 전문가가 참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그레그 틸먼 미국군축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사실상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장으로 사용돼 왔고, 인공위성 발사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와 동일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시설인 동창리 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한 제안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권리 또한 포기한다는 의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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