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실태와 수법을 담은 전문가단 중간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핵심 내용을 지에린 기자와 함께 살펴 보겠습니다.
앵커 : 우선 보고서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평가를 담았죠?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다수의 회원국은 북한이 지난 6차례 핵실험 등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회원국은 특히 북한이 다탄두 시스템을 얻기 위해 핵탄두 소형화 개발을 더 추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수의 회원국은 또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임을 시사했고, 우라늄 광산과 우라늄 농축원료인 옐로케이크, 즉 우라늄 정광 생산시설도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지난해 공개한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작전가능한 무기체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초부터 빠른(intense) 속도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 유엔은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문제도 심각한 제재위반 행위로 거론해왔는데, 올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는 어땠나요?
기자 : 전문가단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북한의 정제 석유제품 수입과 석탄 수출이 계속됐고 그 규모도 예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7월 43개 회원국이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동안 총 56차례에 걸친 불법 활동으로 석유제품이 북한 항구에 도착했고 그 규모는 60만~16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1년 간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상한인 50만 배럴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반박했습니다. 또한, 한 회원국은 올해 5월 7일까지 최소 32척의 북한 선박이 석탄을 운송했다며 최소 33차례에 걸쳐 석탄 밀수출이 이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앵커 : 유엔 안보리는 북한 해외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송환되도록 했는데, 이 부분의 이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군수공업부가 지난해 외화벌이를 위해 다수의 정보기술(IT) 노동자를 해외로 파견했고 송환 시점을 넘긴 올해에도 그곳에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불법 해외노동자들은 유엔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제3국인의 이름을 이용해 신분을 숨기고 활동한다는 것이 유엔 전문가 패널의 판단인데요. 특히, 보고서는 군수공업부가 파견한 IT 노동자들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활동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북한 축구선수의 해외 진출도 다뤘습니다. 구체적으로 언급된 선수는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3명으로,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활동한 한광성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전 소속팀 유벤투스로부터 연 52만 유로, 즉 미화 약 61만 달러를 받았고 올해 1월 카타르 리그 알두하일과 총 431만 유로, 즉 미화 약 506만 달러에 5년 계약을 하면서 소속팀을 옮긴 바 있습니다. 최성혁은 올해 1월까지 이탈리아 아레초에서 연 2만 유로, 즉 미화 약 2만 3천 달러를 벌었습니다.
앵커 :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도 활발히 이어졌는데, 이 부분에 대한 유엔 전문가단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 전문가단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와 가상자산이 계속해서 북한 정권의 수익성 좋은 공격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 회원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공격이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보다 더 많은 불법 수익을 창출한다고 보고했는데요. 금융기관의 정보기술 인프라, 즉 기반시설이 일반적으로 사이버침투에 더 강하기 때문에, 북한 해커들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느슨한 규정을 악용하는 겁니다.
앵커 : 북한의 제재회피 행태를 망라한 유엔 중간보고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유엔 전문가단 보고서 발표 직후인 28일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중간보고서는 북한이 평화로운 비핵화를 목표로 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약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들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를 회피하는 북한의 정교한 수법은 그들이 국제금융시스템을 이용하고 수익을 창출하며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물품을 조달하도록 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대표부는 또 "유엔 보고서는 수 차례에 걸친 북한의 대중국 석탄 운송을 보여주고 중국 영해에서 북한 국기를 단 선박의 위성사진을 포함한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가 계속해서 해외에서 외화를 벌고 있다"며 "많은 회원국들이 옳은 일을 한 반면 일부 국가는 유엔 결의 2397호에 따른 책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대표부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추구를 위한 제재 회피를 위해 유엔 전문가단과 대북제재위 등에 대한 사이버 간첩행위(cyber espionage)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 지금까지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중간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지에린 기자와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