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대북정책에 대한 균열이 생겼다는 미국 의회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 내 초당적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표한 미일 관계 보고서(Japan-U.S. Relations: Issues for Congress)에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북 대화 등 일련의 조치와 관련해 일본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얻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과 미국의 동맹국, 특히 일본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이 포함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일본 안보와 관련된 미국 공약의 깊이와 지속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또 많은 일본인들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며, 일본은 한국의 대북 관여와 북한의 이른바 '스마일 외교'를 경계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미북 관계가 계속해서 개선될 경우 자국의 대북 이익이 소외될 것을 우려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을 밝혔지만, 김 국무위원장은 국제적 외교무대에서 자신의 새로운 위상을 생각했을 때 굳이 아베 총리를 달래야(conciliate) 할 이유가 없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반면, 현재 북한에게 일본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북한은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관련된 사안은 협상과정에서 나중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북한이 현재 일본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는 이어 일제시대를 겪은 남북한의 반일 감정 등 민족주의적 요소도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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