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중 밀착은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비핵화 협상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북한이 취할 '새로운 길'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미국 전문가 지적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의 천추파 당서기가 지난주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 측과 무역, 관광,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11일 보도했습니다.
천 서기는 이번 방북 기간에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 등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등 북중 간 밀착 행보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미북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이 중국과의 협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켄 고스(Ken Gause)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러한 북중 관계 밀착 행보는 미국이 대북 비핵화 협상 계산법을 바꾸지 않을 경우 북한이 추구하겠다는 ‘새로운 길’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새로운 길’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서서히 옮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 : 북한이 미국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다른 길'을 추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중국과 밀착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다른 길'을 추구하는 것이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북중 접경지역의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된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이어 이러한 북중 간 교류협력 강화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을 더욱 거세게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계산이 미국보다는 중국의 이해관계와 더 일치(more in line)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중 관계가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길 희망할 수 있으나, 그는 현재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북한과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대북) 영향력(leverage)을 확대하는 것을 당연히 매우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고스 국장은 북중 접경지역 간 협력강화가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느슨히 하면서 연내 해외 북한노동자 송환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충실한 이행노력을 약화시키는 등 대북제재 이행의 측면에서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