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다시 주도적인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북중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미국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지적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가 14일 연례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이 전 세계 핵심 지역에서 주도적 역할과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공세적 외교(assertive diplomacy)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주목했습니다.
지난 6월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북중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른바 ‘실세’(power broker) 입지를 재확립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시 주석이 방북을 통해 미중관계에서 중국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는 목적과 함께 북한이 중국을 버리고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을 드러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거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원회 소속인 래리 워젤(Larry Wortzel)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방 상원 건물에서 열린 보고서 발표행사에서 중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다시 중심적 역할을 행사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미북 양국이 직접 소통하고 중국을 제외한 남북미 3자 간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매우 불편해 한다는 겁니다.
워젤 선임연구원 :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와 이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북핵 대화에서) 소외됐다고 느끼고 있으며, 다시 주요 역할자가 돼서 이를 미국과의 관계에서 지렛대(leverage)로 활용하길 원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미국의 제임스 탤런트(James Talent) 전 상원의원은 이 자리에서 워젤 선임연구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중국의 대북관여가 북한의 극단적인 도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미국 측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로이 캠파우슨(Roy Kamphausen)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소장은 이날 한국 주도의 통일 한반도를 원치 않는 중국이 현재 최선의 방책으로 한반도 현상유지(status quo)를 유지하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위원회는 북중 간 경제적 밀착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노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마이클 맥데빗(Michael McDevitt)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선임연구원은 이날 대북 경제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주춧돌(cornerstone)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중국이 효과적인 대북제재 이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워젤 선임연구원은 북중 접경지역 무역을 통해 정확히 무엇이 거래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통해 수 많은 군사기술이 북한 군부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