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한파 의원들 재선성공…“한국계 의원들 이산가족문제 관심 기대”

0:00 / 0:00

앵커: 최근 미국 대선과 함께 열렸던 연방 의회 선거에서 한반도 사안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미주 한인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4명의 한국계 의원도 배출돼 향후 한반도 사안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미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북한 및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온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우선 상원을 살펴보면,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회 민주당 측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지역구인 메사추세츠주에서 공화당 측 후보와 큰 득표차를 보이며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마키 의원은 올해 초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이 더욱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강화법안과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 승인없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없도록 하는 위헌적 대북전쟁 금지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4선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상원에서 대북제재법 제정을 주도하며 한반도 관련 활발한 의정활동을 보인 공화당의 대표적 지한파 의원인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지역구인 콜라라도 주에서 민주당 측 후보인 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연방 하원에서는 의회의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의장으로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의 아미 베라 의원이 캘리포니아주 제7선거구에서 5선에 성공했습니다.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 중 한 명인 민주당의 제럴드 코널리 의원 역시 버지니아주 제11선거구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켈리 의원은 펜실베니아주 제16선거구에서 승리했습니다.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의 그레이스 맹 의원은 뉴욕주 제6선거구에서 여유있게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을 공동발의했던 공화당의 롭 우달 하원의원은 재선 불출마를 선언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회 간사인 공화당의 테드 요호 의원(플로리다) 역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민주, 뉴저지)과 더불어 한국 이름 ‘순자’로 알려진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공화당의 미셸 박 스틸(캘리포니아) 및 영 김(캘리포니아) 등 3명의 한국계 여성후보가 새로 당선됐습니다.

이로써 내년 117대 의회의 한국계 의원이 미주 한인 역사상 처음으로 총 4명으로 늘어나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관련 사안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DC 민간 연구기관인 퀸시연구소의 제시카 리(Jessica Lee) 동아시아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연방 의회에 한국계 의원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며, 특히 재미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진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 : 미주한인위원회(CKA) 근무 당시 미국 전역의 한국계 미국인 사회와 일하며 유해송환 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안들을 직접 지켜봤습니다. 이러한 사안들은 한국계 인사들이 더 설득력있게 말할 수 있는 것들로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길 기대합니다.

또한, 한국계 의원들인 만큼 한국전쟁 종전의 중요성 역시 잘 이해할 수 있고, 한국계 의원들의 시각 역시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내년 117대 의회에서 기존의 지한파 의원들 이외에, 그동안 북한에 대해 목소리를 많이 내지 않았던 의원들도 북한 사안에 관여할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익을 더 잘 반영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형성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의회의 감독 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외부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