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북 남포항 기항 베트남 선박 억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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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회피 중심지로 알려진 북한 남포항에 석유 정제품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베트남(윁남) 국적 선박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억류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레이시아 해양경찰(MMEA)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베트남 국적 선박에 대해 억류 조치를 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해양경찰 측은 말레이시아 남부 지역인 조호르주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정박해 있던 5천 톤급 베트남 유조선인 ‘비엣 틴 1호’(Viet Tin 01)를 발견하고 선박과 승선원을 억류해 경위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9일 공식 확인했습니다.

아미누딘 압둘 라시드 조호르주 해양경찰 국장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앞서 현장에 배정된 당국(해양경찰) 선박들이 라디오와 스피커를 통해 유조선과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었고, 이 선박은 버려진(abandon) 것으로 의심됐다”고 밝혔습니다.

해양경찰 측은, 8일 오전 이 지역 항해안전 상의 이유로 조호르주에서 4.6해리 떨어진 해역으로 특별임무∙구조팀 헬기가 급파돼 이 선박에 접근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선박에는 베트남 국적 61세 남성 기관사 1명이 승선해 있었고, 그는 선박이 기존 경로에서 이탈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말레이시아 해양 당국의 이번 억류 조치가 ‘비엣 틴 1호’의 대북제재 위반 혐의와 관련이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30일자로 발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반기보고서는 유엔에 보고되지 않은 정제유 제품을 직접 북한에 운송하는 외국 국적 선박 중 하나로 ‘비엣 틴 1호’를 지목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엣 틴 1호’는 지난 2월 26일 정제유를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남포항에 들어왔고 다음날인 27일 다시 출항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 해양경찰 측은 미국 재무부의 대이란 독자제재 대상에 해당하는 중국 기업 운영 선박 1척이 말레이시아 쿠알라 쿠라오(Kuala Kurao) 해안에서 지난 5일 발견됐으나, 해양 당국의 검문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12일 선박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페낭(Penang) 해역에 허가없이 정박한 ‘외국 등록 선박’에 대해 지난 10일 검문을 실시했으며, 해당 선박은 엔진 수리 이후 풀려났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비엣 틴 1호’의 억류 및 조사에 대해 주미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12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