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전배치 저위력 핵탄두, 북 공격에 사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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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에 실전배치한 저위력(low yield) 핵탄두가 북한을 공격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미국 핵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한스 크리스텐슨 핵정보 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 국방부는 지난 2년동안 저위력 핵탄두(W76-2)를 개발해 지난해 말 미국의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인 테네시호에 처음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따라 개발된 이 저위력핵탄두는 폭발력이 약 5킬로톤(kt)으로 500킬론톤 규모의 전략핵무기보다 약하지만 전술적 목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크리스텐슨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킬로톤은 TNT 폭약의 1천 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는 전략핵무기는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즉 한쪽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다른쪽도 핵무기를 사용해 서로 확실히 파괴할 수 있다는 논리로 핵전쟁을 억지하기 때문에 전략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인식이 컸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저위력핵탄두는 전략핵무기와 달리 폭발력을 낮춰서 실전에 사용될 수 있는 핵무기라며 미국이 이 핵탄두를 개발해 실전배치했다는 것은 이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크리스텐슨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크리스텐슨 국장: 미국이 이 저위력핵탄두를 개발한 공식적인 이유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에 맞서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작은 국가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위력핵탄두는 방사능 낙진이 적어 북한에 사용해도 한국과 일본에 미칠 방사능피해가 적고 북한군 사령부 등의 공격에 유용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 공격용으로 사용하는데 이상적일 수 있다는 게 크리스텐슨 국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이 저위력핵탄두는 대서양에 배치된 테네시호 뿐 아니라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의 다른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에도 이미 배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저위력핵탄두가 태평양에 배치된 미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에 배치되었는지와 필요하다면 북한 공격에 사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확인과 논평 요청에 3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