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뉴스 에디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 2주간 북한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남북한 간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이 가장 눈에 띄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지난 27일 오전 남북한이 함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한국에선 청와대 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고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해 6월 북한 측은 한국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 간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는데, 이번에 413일 만에, 약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북한 매체는 "좌절과 침체상태에 있는 남북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통신연락선이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조금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대남 유화태도를 보이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양: 한국 청와대 측에서는 지난 4월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수차례 서신을 교환하며 남북관계 회복 문제에 대해 소통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양측이 우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는 건데요. 일단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또 이에 따른 식량난, 물가상승 등 경제난에 처한 북한이 한국이나 중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이나 코로나 백신 등 여러가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사전 준비작업에 나선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식량난 등 경제적 어려움 타결 의도 외에도 뭔가 다른 북한의 노림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일단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한국 측의 지원이나 남북 간 경제협력 등은 원하지만 핵문제와 관련해선 전혀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하와이 태평양포럼(Pacific Forum)의 랄프 코사 대표 같은 경우 이번 북한의 행보는 전술적 움직임으로 본다며 "아마 한국의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진영을 돕거나 미국이 더 빨리 북한과의 협상에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I see this as a tactical move by the North, perhaps aimed at helping progressives in the next election and/or to put pressure on the US to be more forthcoming.) 또 당장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전보다 더 축소시키거나 아예 연기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이번 소식을 접한 미국 국무부 측은 27일 남북한 간 대화와 관여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발표를 환영했고 또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supports inter-Korean dialogue and engagement and welcomes today's announcement on the restoration of inter-Korean communications lines. This is a positive step.) 그러면서 외교와 대화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마련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해 남북대화에 이은 미북대화, 즉 비핵화 협상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Diplomacy and dialogue are essential to achieving complete denuclearization and to establishing permanent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유엔 안토니오 구테헤스 사무총장도 27일 남북한 간 통신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한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하지만 남북 통신선이 복원됐다해서 북한이 앞으로 핵문제나 인권문제 등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간 통신선 복원 조치가 양측 간 대화와 교류협력 재개,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확대해석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경제사회연구원의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결국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와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전향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고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재개 접점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 센터장은 이번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북한 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신범철 센터장: 적어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선 사과해야 합니다.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 것도 아닙니다. 통신연락선 복원 정도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화가 곧 있을 것처럼 넘겨 짚는 것도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한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 또한 이번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여러 인권문제와 관련된 북한의 해명을 촉구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습니까?
양: 한국 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연락선 단절로 미흡했던 한국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진상 규명을 우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권은경 '열린북한' 대표도 저희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관계 경색을 유도했다가 대내외적 선전 효과를 위해 필요시 관계개선에 나서고, 또 이런 결과가 한국 정부의 치적으로 포장되는 과정이 반복돼왔다며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권은경 대표: 통신연락선이 단절됐던 원인을 파악하고 또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책과 관련된 약속 등이 있어야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한국 정부는 북한 당국에 계속 정치적으로 활용만 될 것입니다.
앵커: 이번 통신선 복원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된다면 남북이산가족 상봉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논의하라는 권고도 나왔다구요?
양: 그렇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8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데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성명을 보냈는데요. 이 성명에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서 자신은 남북한이 대화와 관계를 재개하게 되면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최우선 사안 중 하나로 다룰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he UN Special Rapporteur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DPRK urges both North and South Korea to place the reunion of separated families as one of the top priorities in the restart of dialogue and relations.) 퀸타나 보고관은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북한 당국은 정치적인 이해 관계를 따지지 말고 순수한 의도로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그는 또 향후 남북대화와 미북대화 재개를 기대하고 환영한다며 다만 이 대화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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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2주간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와 관련한 외부의 반응들이 많았다는데 소개해주시죠.
양: 네, 이달 중순 가장 화제가 됐던 저희 방송 단독 보도를 먼저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 기사는 중국 당국이 지난 7월 14일 50여명의 탈북자를 전격 북송했다는 RFA서울지국 김지은 기자의 16일자 보도였습니다. 그간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국경봉쇄 조치로 약 1년 반 동안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민들의 북한 송환을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아왔는데요. 지난 14일 잠시 개통된 단둥 세관을 통해 중국 심양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50여명의 탈북민들이 국경을 넘어 북한 신의주 쪽으로 넘겨진 것입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저희 방송 웹사이트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 저희 소식통은 당시 이들 50여명의 탈북자가 탑승한 버스 2대가 단둥에서 신의주 쪽으로 이동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김지은 기자에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기사에 대한 여러 반응들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 영국 의회,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영 김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 등이 저희 방송국이 전한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소식에 우려를 표시했고요. 한국 통일부 측도 지난 19일 관련 사실을 확인은 해주지 않았지만 탈북자 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의 말을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이종주 대변인: 한국 정부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다만 질문 주신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습니다.
특히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50여명의 탈북민들이 강제로 북송당했다는 최근 보도들로 인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are particularly concerned by recent reports that nearly 50 North Koreans were forcibly repatriated.) 그러면서 북한 난민들의 어려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고 강제로 북한에 송환되는 탈북민들은 보통 고문, 자의적 구금, 즉결처형, 강제 낙태 및 다른 성폭력을 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We remain deeply concerned about the plight of North Korean asylum seekers. North Koreans who are forcibly repatriated are commonly subjected to torture, arbitrary detention, summary execution, forced abortion, and other forms of sexual violence.)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기자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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