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다음은 양성원 기자의 '뉴스 하이라이트' 시간입니다. 지난 한달 간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보도들, 또 관련 소식들을 흥미로운 뒷이야기와 함께 전해드립니다. 대담 진행에는 서혜준 기자입니다.
서 :양성원 기자, 안녕하세요.
양 : 안녕하십니까.
서 :최근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올해 한국 윤석열 정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했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27일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한국전 정전협정 기념일 연설에서 북한 군사력을 무력화하려는 한국의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 발사 징후 포착시 이를 선제타격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말도 안되는 허세, 망언이라면서 북한은 한국 측의 군사행동에 절대병기, 즉 핵무기로 보복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습니다. 직접 당시 김 총비서의 발언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절대병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운운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며 매우 위험한 자멸적인 행위입니다.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하여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입니다.
서 :당시 김 총비서가 미국을 향해선 어떤 발언을 내놨습니까?
양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이 "동맹 강화라는 미명 하에 남조선 당국을 추동질해 자살적인 반공화국 대결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은 오늘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위험한 적대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 무력의 일상적인 모든 행동들을 도발로, 위협으로 오도하는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을 벌려놓고 있는 이중적 행태는 강도적인 것"이라며 "북미 관계를 더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으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안전과 근본 이익을 계속해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서 :이런 북한 측 주장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한데요.
양 :한국 대통령실은 지난달 28일 깊은 유감을 나타내면서 북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강인선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은 당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같은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북한이야말로 국제 평화와 안보, 세계 비확산 체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The DPRK constitutes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이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철통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28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사안에 대해 미국 측의 그같은 입장을 재차 밝히며 북한의 도발이 지속될 경우 그 비용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We'll continue to impose costs and consequences should provocations continue to emanate from the DPRK.) 같은 날 유엔 측 반응도 나왔는데요.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기자들이 김 총비서의 발언에 대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입장을 묻자 "우리는 그런 치명적인 무기의 사용을 포함한 모든 수사(레토릭)를 반대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서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남조선 전멸' 발언 이후 최근 군사도발 가능성을 노골화하면서 특히 이달 계획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 아닙니까?
양 :그렇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30일, 오는 8월22일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핵전쟁의 도화선을 눈앞에 두고 불장난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대강 국면에서는 상대가 감행한 도발의 강도, 대결의 수위에 비례한 상응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이 미국의 군사적 도발을 어떻게 짓부숴 나갈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그 다음날 북한의 대외 관영 매체 통일신보도 한미 양국이 이달 계획하고 있는 합동군사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UFS)는 북한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며 "계속 무모한 군사적 도전을 일삼는다면 동족대결에 환장이 된 자들의 추악한 잔명이 어떻게 종말을 고하는가를 제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 무덤으로 갈 것"이라고 한국 측을 위협했습니다.
서 :아무래도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8월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반도 정세에 고비가 될 것 같은데요. 북한이 이번 한미훈련을 계기로 도발에 나서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양 :일단 북한의 7차 핵실험은 김정은 총비서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강행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이화여대 박원곤 북한학과 교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박원곤 교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의 가장 핵심으로 보고 있고, 지난 2018년, 19년 북미간 대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늘 연합훈련의 영구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에, 연합훈련이 이번에 이전보다 분명히 확장된 수준으로 될 가능성이 있고,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이미 강력히 반발을 시작했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이 한미가 실제 연합훈련을 하는 기간에는 도발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합훈련 전이나 후를 기점으로 삼아 도발을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앞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의 대남대미 강경 발언은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윤석열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대한 반발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서 :다음은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관한 '3불 정책'을 지키라고 공개 요구한 것에 대해 잠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일단 문재인 정부가 말했던 '사드 3불 정책'이 무엇인지요?
양 :간단히 말해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참여하지 않겠다, 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 마지막으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진 않는다는 내용이 이른바 '사드 3불 정책'입니다.
서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계속 윤석열 정부도 유지하라는 게 중국 측 요구인 것 같은데요. 한국에 대한 주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죠?
양 :그렇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 '사드 3불 정책'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며 중국은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방치하기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다른 국가의 허락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베넷 선임연구원 :주권침해라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dominance)을 확장하기 위한 중국의 여러 시도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하나의 선례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같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주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미 아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을 방치한 채 한국에 필요한 방어가 무엇인가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한국이 중국 측에 ‘3불 정책’을 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한국이 중국 측에 하지 말라고 요구할 세가지는, 일단 한국의 주권을 무시하지 않을 것, 또 한국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식에 개입하지 않을 것, 마지막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규칙을 위반하는 경제적 강압 조치를 하지 않을 것 등 입니다.
서 : 이제, 화제를 잠시 돌려보겠습니다. 지난달에도 RFA 한국어서비스의 많은 단독 기사들이 큰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일단 최근 북한의 코로나 상황에 대한 WHO, 세계보건기구 측 입장 관련 기사를 꼽을 수 있는데요. 북한은 최근 연일 코로나 신규 발열자가 더 이상 없다고 밝히고 있고 곧 코로나 종식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지난달 19일 북한의 코로나 의심 환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검사횟수가 줄어서일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 측이 밝혔습니다. 에드윈 살바도르 WHO 평양사무소장은 저희 방송의 관련 질문에 "북한의 신규 발열자 수 감소 이유는 당국의 검사 전략 변화에 따른 검사 횟수와 검사받는 사람들의 감소, 자가검사 증가 등 다양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 6월 중국으로부터 의료장비와 약품, 마스크 재료 등을 350만 달러 어치를 수입했다는 저희 방송 보도도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로나 중증 환자에 필요한 침습적 인공호흡기를 3500여개, 36만2천500달러 어치 수입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재건을 위해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유엔 측 반응을 저희 방송이 보도한 것도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는 북한 노동자들이 분리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사회기반시설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에릭 펜턴-보크 전문가단 조정관은 저희 방송에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일하는 건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일"이라고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기존 유엔 제재결의의 위반을 부추기는 듯한 고위 외교관의 모습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It is surprising to see a senior diplomat seemingly encouraging the breach of existing UN sanctions, unanimously agreed by the UN Security Council.)
서 :그렇군요. 양성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지난 한달 간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양성원 기자의 '뉴스 하이라이트'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저는 서혜준이었습니다.
기자 양성원,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