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협상 재개 위해 뉴욕채널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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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북 간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북 양국이 뉴욕 채널, 즉 유엔 주재 대표부를 통해 사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전문가 관측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현재 뉴욕 채널을 통한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는 “지금 뉴욕 채널이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미북 양국이) 실무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며, 이번 실무협상이 생산적이고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공동선언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로드맵, 즉 이정표를 도출하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로버트 매닝(Robert Manning)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국무부가 현재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준비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양국 간 뉴욕 채널이 유용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앞으로 미북 간 실무협상이 재개돼도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 제 짐작으로 북한은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최대치의 요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핵시설에 대해) 요구되는 충분한 검증 조치를 거부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협상장을 떠날 것입니다. (My guess is that they will make a maximalist demand and the U.S. won't be able to accept. And they will refuse adequate verification required and they will blame the U.S. for its hostile policy, and then they will leave.)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상화폐 탈취를 통해 수 억 달러를 축적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이미 지난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추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어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그동안 대북 대화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융통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도 상응조치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켄 고스(Ken Gause)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뉴욕 채널을 포함한 미북 양국의 선호 경로를 통해 현재 실무협상을 위한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이 미북 간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성명 및 최선희 담화를 공개함으로써 체제안전 및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등 미국이 협상장에 들어서도 북한의 요구사항에 놀라지 않도록 미리 사전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대사와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 간 만남이 있었는지 등 현재 뉴욕 채널이 가동되고 있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현재 발표할 만남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북한의 9월말 협상 재개를 위한 약속을 환영한다”면서 “합의된 시간과 장소에서 이러한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