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한반도에서 진행된 한미연합공군훈련에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전개돼 주목받았는데요. 이 B-52 기종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험이 성공했다고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30일 발표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 공군 연구소(AFRL),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에어로젯 로켓다인(Aerojet Rocketdyne)으로 구성된 팀은 30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성공 소식을 알렸습니다.
B-52 전략폭격기에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 Hypersonic Air-breathing Weapon Concept)’를 발사했고 미사일은 마하 5, 즉 음속의 5배 속도로 고도 6만 피트 이상에서 300마일 넘게 비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핵심 기술인 ‘스크램젯(scramjet) 엔진’ 관련 중요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속비행에 유리한 ‘스크램젯 엔진’은 팬이 없는 단순 구조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엔진 형태로, 고속의 공기가 곧바로 빨려들어와 내부 충격파만으로 공기를 압축, 추진력을 얻는 원리입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연구팀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저렴하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미래 공군 역량을 향상시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the team validated that hypersonic systems can be produced affordably at the rates required to meet the urgent national need. The things we’ve learned from HAWC will certainly enhance future U.S. Air Force capabilities.”
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연구 단계를 넘어 생산에 들어가면,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작전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발사의 왼편’ 작전은 북한 등 적성국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시키는 개념입니다.
미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랜드(RAND)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극초음속 미사일이 있으면,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공격하려고 할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대와 저장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보통 발사대당 3~5발 미사일을 장착시키는데, 발사대에 장착되지 않은 미사일 수는 더 많습니다. 더 빨리 타격할수록, 북한 미사일 발사대와 저장된 미사일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5년 정도는 더 지나야 극초음속 미사일 실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31일 서울에서 회담한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말 미국 전략폭격기가 동원된 한미연합공군훈련을 통해 다양한 억제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공동성명에서 두 정상은 앞으로도 미국 전략자산의 지속적인 배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