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7차 핵실험은 북·중 문제...쉽게 감행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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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탈북민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개최한 기자설명회.

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쉽게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핵실험 실시 여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관계에 달려있는 정치적인 문제로, 김 총비서는 7차 핵실험을 중국으로부터 더 큰 경제적 원조를 받아낼 유용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북한은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바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더 많은 무상 경제원조를 받는 것밖에 없습니다.

태 의원은 김 총비서 뿐 아니라 시 주석에게도 북한의 7차 핵실험이 미국과 한국 등에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줄 중요한 수단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중국 측에 끊임없이 북한 핵실험을 자제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에 중국도 북한을 억제할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쉽게 핵실험을 하도록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련 시설 내 차량 및 인력의 움직임 등을 일부러 내보이는 것을 막으려 지원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고, 김 총비서도 이 같은 수단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태 의원의 분석입니다.

태 의원은 한국이 북핵을 억제하기 위한 자체 핵능력을 가져야 하며, 미국도 장기적으로는 이를 허용하게 될 것이란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에 핵탄두를 실어 미 서부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 미국이 지금의 확장억제력 강화 정책을 포기할 것으로 믿고 있을 것이며, 이를 타개할 방법은 한국의 자체 핵전력 보유뿐이라는 것입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 절대로 서울과 LA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핵미사일로 LA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 미국이 이를 인정할 때까지 북한은 계속 미사일과 핵무기를 발전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한국이 핵무장을 통해 직접억지력을 갖춘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태 의원은 현재는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과 밀착한 중국·러시아의 핵능력이 점차 커져 동북아시아 내 질서에 불균형이 생긴다면 결국 새로운 핵전략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이 지난해 말 북한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반격 능력 보유를 결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10년 전이라면 미국이 이 같은 상황을 허용하지 않았겠지만 역내 상황 변화가 이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유사시 대만과 한반도를 동시에 방어하기 어렵다는 점도 현실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태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이른바 ‘힘에 의한 평화 지속 정책’과 ‘비례 대응 원칙’을 내세우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고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빈틈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확실히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보유한 핵전력과 전략자산 운용에 대한 정보공유 등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개발 및 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벌이고 있는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고, 대북전단금지법 폐지를 추진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도 더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