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중국처럼 ‘정찰풍선’ 활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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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도 이같은 정찰 풍선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심은 온통 중국 정찰풍선에 집중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 연단에 서자마자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중국의 정찰풍선은 명백히 우리의 주권과 국제법을 위반했습니다. 미국 본토 상공에 감시 기구를 띄우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고, 무책임합니다.

미 국방부는 4일 이 정찰풍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에서 격추한 뒤 잔해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최근 정찰위성 개발을 천명한 북한에도 정찰풍선은 새로운 도발 옵션, 즉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찰풍선’은 드론이나 항공기보다 고도가 높아 더 넓은 범위를 정찰할 수 있고, 인공위성보다는 지상에 가까워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Michael O’Hanlon)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보내“정찰풍선은 위성보다 해상도와 민감도가 더 좋기 때문에 우주 능력이 제한된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한국이 안정적으로 감지하고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북한이 풍선을 사용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민간연구단체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연구원도 북한의 정찰 풍선 개발 가능성에“북한 뿐 아니라 누구나 큰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구입한다면, 기상 기구에 장착할 수 있다”며“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아마존’에서도 화상도가 좋은 카메라를 구입해 정찰 풍선에 달면 화상도가 좋은 촬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선임국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북한의 현재 기술로는 중국 정찰풍선과 같은 기능은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이미 나타난 것처럼 북한 측엔 드론을 통한 정찰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술력을 발휘한 정찰 능력은 아니겠지만, 한미의 대응 능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정찰풍선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스 국장 : 북한은 정찰 목적보다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를 '시험풍선'(Trial balloon)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한국에 무언가를 쏘거나 발사했을 때, 얼마나 한미가 빨리 이를 (포착해) 회수할 수 있을지 일종의 반응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2m급 기상관측용 풍선이 5일 경기도 연천 전방 지역 일대에서 식별됐습니다.

합참은 이를 대공 혐의가 없는 기상 관측용 풍선으로 보고 감시 강화 지침을 내렸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