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정연설서 빠진 ‘북한’...전직 미 대사들 “패싱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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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두번째 연초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위협이나 비핵화, 한반도 사안에 관한 언급은 지난해에 또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직 주한 미국 대사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7일 미 워싱턴 DC 연방 하원 회의장에서 취임 이후 두번째 국정 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을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과 정책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70여 발 이상의 탄도·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감행했지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북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지난해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집중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설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정찰 풍선 등에 대한 내용 등만 언급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이는 ‘북한 패싱’, 즉 북한에 관심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접근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8일‘로스앤젤레스 세계 문제 위원회’(Los Angeles World Affairs Council)이 개최한‘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역할’화상 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븐스 소장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만을 언급했고 나머지 국가들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다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년 동안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에 반응하는 방식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방식입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대통령이 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내 연설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겠다”면서“그러나 미국은 북한 위협에 대한 관심을 잃거나 줄이지는 않았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북한의 역대급 도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행동을 좌지우지도록 놔둘 수 없다”라며“한미연합군은 합동 연습을 통해 오늘 밤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티븐스 소장과 함께 화상 회의에 참석한 미 랜드연구소 명예소장인 제임스 톰슨 박사는“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은 완전히 침묵으로 돌아갔다”며“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전례 없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해 말을 아꼈고, 침묵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