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재 한국의 자체 핵보유에 대한 논의가 적절치 않다며, 대신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미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확장억제’를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한국의 핵보유론을 반박했습니다.
새모어 전 조정관 :현 시점에서 냉전 때와 같이 한국에 핵을 재반입하거나 자체 핵능력 개발을 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모어 전 조정관은 한반도와 특히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시 핵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논쟁이 항상 있었다면서 북한의 핵능력이 진전함에 따라 이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실제 핵 능력이 불확실하다면서도 새로운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과 미사일 소형화 등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모어 전 조정관은 또 북한이 미국, 한국과의 외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미국의 일명 ‘핵우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집권 당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조 바이든 현 미 행정부가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한국 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새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 위협에 대한 방어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억지력 강화에 달려 있다면서 마시알 방어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과 대화 재개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교적인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현재 미국의 핵우산, 한국 핵무장에 대한 한국인들의 여론에서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70%는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원한다고 답했는데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65%로 높게 나타났고, 한국 핵보유가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85%나 됐다는 설명입니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한국의 핵무기 보유나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와 관련한 실제 정책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토론자로 참석한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한국인들이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로 자국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북한이 감시와 타격이 어렵고, 공격 능력이 향상된 신형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대해 한미 양국이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독자 핵무장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면서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