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험지수 상승세, 3월초 전 ‘이례적 핵실험’ 가능성도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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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위험지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례적으로 3월초 전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은 최근 발표한 2월 ‘지정학적 위험(Geopolitical Risk)’ 보고서에서 북한 위협을 ‘세계 10대 위험’으로 선정하면서 ‘중간(Medium)’ 위험 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위험지수를 보면, 지수 곡선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달 위험 지수는 -0.48로, 지난해 2월(-0.57)과 2021년 2월(-0.75) 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계속 위험지수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블랙록은 북한의 대화 단절과 미사일 도발 증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강화를 이유로 들면서 “올해 긴장이 더 고조되고, 추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전술 무기 개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ensions will worsen in 2023. This could include additional long-range missile tests, the further development of tactical weapons and a seventh nuclear test. We believe markets are underappreciating this risk.)

최근 ‘2023년 세계 10대 위험보고서’를 낸 미 워싱턴DC 소재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도 같은 이유로 북한 위험도가 상승 추세에 있다며 지난해 ‘중간’에서 올해 ‘중상’으로 올라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3월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The defense official raised the possibility that the North may conduct a nuclear test before China convenes its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March 5.)

신문은 “중국의 중요한 정치적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때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핵실험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t is common for North Korea to refrain from provocations when China is about to hold an important political event, and a nuclear test would be unusual.)

이어 ‘3월 5일 전에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없지 않느냐?’는 매체의 질문에 대해 미 국방부 관계자가 “전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없다. 중국 20차 당대회가 있었던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보면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Asked on whether a nuclear test was unlikely before then, the official said: "I would say in past years we would have said, 'yes,' but with the range of activity that we saw last year and the number of missile launches... [October's] 20th Party Congress they still had missile launches going on, and then I think it's a much more unpredictable environment right now, so we’re not really sure.”)

그러나, 미국의 북한 및 핵 전문가들은 북한 위험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3월초 전 핵실험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입니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인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 특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향후 수개월간 핵실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There is, therefore, a high likehood that no nuclear test will be conducted in coming few months.)

그는 “국가가 핵실험을 진행할 때는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필요성과 핵실험으로 인한 정치적 파급효과를 모두 고려한다”며 “북한은 핵실험을 해야할 시급한 기술적 이유가 없고 과거 실험을 통해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에 적합한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When a state proceeds with a nuclear tests it takes into account both technical needs for such a test as well as political ramifications raising from a test. There is likely no urgent technical reason for a nuclear test. With its past tests North Korea is able to manufacture nuclear warheads, which fit to a short range missile.)

그러면서, 추가시험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라며, 북한의 대륙간탄도탄이 대기권으로 돌아올 때 엄청난 마찰열을 견뎌내는지 여부를 비행시험에서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경제는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유엔 대북제재로 인해 농업에 필요한 물품을 수입할 자금이 줄었고,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의 지원이 필요한 현 단계에서 핵실험을 하는 것은 지원을 받는데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In addition, North Korean economy is under enormous stress. Sanctions imposed reduce funds available for imports of essential commodities for agriculture. North Korea is having a chronic food shortage. A nuclear test at this stage when foreign assistance is needed will be detrimental for efforts to receive assistance.)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3월초 전 핵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4월 이후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켄 고스 국장 :핵실험은 훨씬 복잡한 문제입니다. 중국은 분명히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정말로 핵실험을 한다면 아마도 4월을 더 나은 시점으로 여길 것입니다.

북한이 수개월 내 핵실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미 연구기관 ‘로그 스테이츠 프로젝트(Rogue States Project)’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역사적으로 북한은 ICBM과 핵실험을 하기 위해 봄까지 기다렸다며 지금부터 수개월이 좋은 시기이고, 나는 북한이 곧 그것을 할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Historically North Korea waits until the Spring to do big ICBM and nuclear tests, so I think the best time would be a few months from now. I highly doubt they would do one anytime soon.)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