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장관 “책임있는 AI 활용, 핵 위협 받는 한국에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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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군사 영역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윤리적·법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80개국 이상이 참여한 장관급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북한에 대한 우려도 나왔는데요,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과 16일 이틀 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군사적 영역에서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장관급 회의(REAIM 2023)’.

군사용 인공지능(AI)이 전세를 좌우하는 차세대 기술인 동시에 위험성도 공존하는 ‘양날의 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책임 있는 인공지능의 군사적 개발과 사용을 위해 전 세계가 모여 공통된 의제를 도출하자는 것을 목표로 한국과 네덜란드가 공동으로 개최한 회의입니다.

16일 폐회사를 맡은 박진 한국 외교부장관은 군사 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의 잘못된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세계가 준비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북한을 언급했습니다.

박진 장관 :인공지능 기술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우리는 반드시 미리 준비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 이는 북한의 실질적인 위협을 직면하고 있는 한국에 더욱 중요합니다.

박 장관은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고조되는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군사적 사용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도전과제는, 과거 양상과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공지능이 주로 눈에 보이는 기계(하드웨어)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이라는 것, 그리고 비군사적 기술과 군사적 기술의 차이가 분명히 나뉘지 않는 것이라며 군사적 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의 악용을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스웨덴(스웨리예) 외교부 산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 군과 연구소들이 사이버 작전과 무인기 활용 등 군사적 목적의 인공지능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콤퓨터중심 산하 연구소를 포함해 총 85개 정부기관이 인공지능 개발에 관여하고 있고, 이 중 37곳은 새로 설립한 대학들이라며, 상당한 인력이 인공지능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이버 공격에 있어서는, 컴퓨터 통제체계의 혼란을 야기하는 정보공작과 전파방해, 그리고 한국의 주요 네트워크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기밀정보 탈취 등에서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이날 열린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국제사회가 군사적 인공지능 활용에 있어 적용 가능한 전쟁법과 국제 인도주의법을 따르고, 안전하고 책임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핵무기와 관련한 주권적 결정을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에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네덜란드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스위스, 중국 등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 연구기관, 국제기구, 시민사회 등 관계자 약 2천명이 참가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