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당 의원들 “자체 핵무장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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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가운데 한국의 여당 의원들은 자체 핵무장을 거론했습니다. 야당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계속될수록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미국의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우선 킬체인을 강화하는 등 확고한 핵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만약 이러한 대응이 부족하다면 자체 핵무장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만일 이러한 대응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계속될수록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은 2021년 4월 공동 연구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해마다 핵무기를 12~18개씩 추가로 확보해 2027년까지 최대 242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으며 한미일 3국에 전략핵 40여 발, 전술핵 100여 발을 투하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정 비대위원장은 “김정은의 어떤 위협에도 정부와 한국의 여당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물샐 틈 없는 대비태세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만이 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태 의원은 “두 번에 걸쳐나온 김여정 담화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대남용이 아니라 대미용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핵 군축 회담을 받아주면 대미용 ICBM 개발만은 중단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태 의원은 “미국이 (대남용) 전술핵과 (대미용) 전략핵을 구분해서 제시하는 북한의 핵 군축회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담보가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출격 정도로는 미국 본토를 향한 북한의 ICBM과 핵 개발을 멈추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태 의원은 지난 1월 29일에도 “지금 동북아는 북중러라는 3개의 핵보유국 대 미국이라는 1개의 핵보유국에 의지한 한미일 대결 구도”라며 “한국을 핵 위협에서 가장 확실하게 지키는 방법은 자체 핵무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현재로서는 추진할 일이 아니라면서도 향후 상황이 바뀔 경우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일부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 국방부ㆍ외교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동시에 윤 대통령은 같은달 18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현재로서는 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존중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최후의 상황이 전개됐을 때 검토할 수 있지만 한미 간 합의하고 있는 억지력에 더 역점을 둬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정우택 국회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압도적인 군사력 확보로 실질적인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향후 한미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수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7차 핵실험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속셈도 엿보인다”고 바라봤습니다.

정 부의장은 또 “북한 정권이 핵ㆍ미사일 개발에 골몰하는 사이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악화돼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북한의 ICBM 도발을 강력하게 경고,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보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북한이 ICBM 도발을 했습니다. 북한에 강력 경고합니다. 그리고 규탄합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상황을 극단의 길로 몰고가는 무모한 군사행위로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로 추정되지만 원인 제공자는 북한”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