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이 재차 대북 의장성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의 비확산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지난 18일, 19일 북한이 감행한 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2022년 이후 9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포함된다”며 이러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지난해 전례 없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직면했지만 두 상임이사국은 우리를 침묵시켰다”며 “거부권을 가진 두 이사국이 우리의 모든 대응 노력을 반복적으로 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7년 12월 안보리가 북한에 강력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냈을 때 북한은 약 5년간 주요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에도 관여했다”며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결과로부터 북한을 보호해준 국가들이 아시아 지역과 전 세계를 갈등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은 다시 ‘의장성명’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 우리는 안보리 각 이사국이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북한이 외교에 관여하도록 장려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합니다. (We call on each member of this Council to join us in strongly condemning the DPRK's unlawful activities and encouraging the DPRK to engage in diplomacy.)
미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제안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의장성명은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전체 이사국 중 과반이 찬성하면 채택될 수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영국과 일본, 몰타는 미국의 의장성명 제안에 지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이날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를 지적했습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제재 무용론과 관련해 “주요 국가들이 충실히 제재를 이행하지 않으면 당연히 제재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모든 안보리 이사국들이 유엔 헌장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에 대해 안보리가 계속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들은 일부 안보리 이사국이 원치 않는 독자 조치를 마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이 빙 주유엔 중국 부대사와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며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과 전략 자산 배치 등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의장성명 등에 대한 별다른 논의없이 종료됐습니다.
회의 이후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한미일 등 11개국을 대표해 장외 성명을 낭독했습니다.
국가들은 성명에서 “전 세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북한의 불법 핵무기 개발 노력에 안보리가 다시 한 목소리로 반대해야 할 때”라며 “가장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의 결의와 목적에 대한 시험이며 우리는 이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월 1일 박진 한국 외교장관을 만났고, 1월 31일에는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와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 (김성 대사, 박진 장관과는) 한반도의 최근 상황 및 유엔과의 협력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Discussions focused on recent developments related to the Korean Peninsula, as well as cooperation with the UN.)
두자릭 대변인은 또 “사무총장이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긴장 완화와 관련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정무평화구축 담당 사무차장이 북한 측 관리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각급에서 북한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