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 15년 구상 담은 ‘국방전략서’ 다음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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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방부는 국방 최상위 문서 국방전략서를 다음 달 발간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전략서의 대상기간은 15년입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21일 국방정책의 뼈대가 될 ‘국방전략서’를 다음 달 발간한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국방전략서가 국방의 향후 중장기 전략적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기존의 ‘국방 기본정책서’를 대체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부터 국방 정책 최상위 문서로 국방 기본정책서를 발간해왔습니다.

국방 기본정책서는 대통령 임기인 5년을 주기로 작성돼 대통령 임기 동안 모든 국방계획과 집행에 대한 기본지침을 제공하는 문서였습니다.

이날 국방부가 발간하겠다고 밝힌 국방전략서는 기존 국방 기본정책서처럼 5년 주기로 발간되지만 대상기간이 15년으로 설정됐습니다.

국방전략서의 대상기간을 15년으로 설정한 것은 향후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전략서가 나오더라도 국방정책의 기본방향과 목표 등이 이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전 대변인은 “5년 단위로 전략서 내용이 새롭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전략서를) 조금 더 충실하게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발간주기와 대상기간은 다른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국방전략서라는 것은 어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저희가 추진하는 것이니까요. 국방의 향후 중장기 전략적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서 기존의 국방 기본정책서를 대체해서 역대 최초로 작성돼 발간될 예정입니다.

국방전략서는 미국이 4년 주기로 발간하는 국방전략서(National Defense Strategy. NDS)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전략서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국방전략서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것처럼 북한을 최대 위협으로 명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국방전략서는 지난 16일 발간된 2022 국방백서에 담긴 4대 국방전략목표를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2 국방백서는 통합ㆍ능동 방위가 가능한 국방태세 확립(통합ㆍ능동 방위), 비대칭 우위 확보가 가능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정예강군 육성(혁신과 자강),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 격상ㆍ국방협력 네트워크 강화(동맹과 연대), 국민신뢰의 국방운영 구현(안전과 상생) 등을 4대 국방전략목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밖의 국방전략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최종 결정됩니다.

국방전략서는 비밀문서로 작성돼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편 손한별 국방대 교수와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2021년 ‘국방전략서 작성의 이론과 실제’ 논문에서 기존의 국방 기본정책서는 “국방정책의 모든 내용의 대강을 설명하는데 초점”이 있고 “정책 우선순위와 그에 대한 논리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손 교수와 전 연구위원은 또 “한국의 국방기획 문서는 국방목표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수단과 방법을 집중시키기에는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국방 현실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손 교수와 전 연구위원은 “한국 군이 마주할 가장 큰 위협과 갖춰야할 주요 능력들을 전략적으로 선언하는 한편 정책 선택에 대한 논리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의 국방 기본정책서가 국방전략서의 성격과 기능을 갖추도록 전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손 교수와 전 연구위원은 “국방전략서 자체가 국방목표의 달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방기획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관리도구로 활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