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킷 판다 “북, ICBM 정각 시험발사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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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민간연구기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미사일 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미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정각 발사 시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자민 앤더슨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북한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했는데,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판다 연구원 :민간에 공개된 화성 15형의 재진입 성공 여부에 대한 확실한 기술적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완성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북한이 정상궤도 발사가 아닌 고각 발사를 했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성공여부를 확실할 수 없다고 답한 기자회견 내용을 봤습니다. 저는 그 결론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만약 재진입체가 고각 발사 비행 과정에서 조각나지 않고 물리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면, 정각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각의 경우 비행 과정에서 재진입체가 버텨야 할 공기 압력은 정각보다 훨씬 높지만, 재진입체의 마찰열 흡수량은 정각보다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히려 고각일 때 재진입에 성공하기 더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의 다양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얻은 기술적 정보는 결국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며, 북한이 지금껏 보여준 기술적 역량을 고려하면 북한은 충분히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이 완성되었다고 보시나요?

판다 연구원 :북한의 재진입체가 무기화된 핵 장치를 지구의 목표물에 전달하기에 충분하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많은 확실성을 가진 "그렇다"입니다. 북한이 만드는 수준의 정교한 탄도미사일을 만드는 나라 중에, 열 차폐막(heat shield)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현재 열 차폐막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훨씬 가볍고 진전된 첨단 재료, 애블러티브(ablative)와 관련된 기술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 또한 재료 공학에 있어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이런 증거를 목격했습니다.

또한 이미 지난 2017년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의 재진입 기술이 사실상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기자 : 북한이 고각이 아닌 정각, 즉 30도에서 45도로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판다 연구원 :네,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 국방부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재진입 기술 능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한 것을 감안하면, 저는 북한이 (정각 발사) 시범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여정 또한 태평양 사거리를 언급했는데, 이는 북한이 잠재적으로 장거리 궤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겁니다.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이죠.

기자 : 화성 15형이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십니까?

판다 연구원 :네. 북한은 이제 화성 15형의 개발 시험에서 작전 훈련(operational exercise) 단계로 옮겨갔습니다. 이 사실은 초기에 있었을 수도 있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는 신호입니다. 곧 실전 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 화성 15 발사고도가 지난 2017년 11월 시험발사에 비해 약 1200km 정도 높아졌습니다. 화성 15형 미사일에 어떤 기술적 발전이 있었을까요?

판다 연구원 :북한이 화성 15형 미사일의 상단 엔진을 바꿨을 수 있습니다. 혹은 탑제체(payload)없이 혹은 아주 가벼운 소형 탑제체를 사용해서 운용 시험을 수행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2017년 시험과 비교해서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자 : 김정은 총비서의 발사 명령 후 실제 발사까지 9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를 '기습발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판다 연구원 : 맞습니다. 명령부터 발사까지 9시간이나 걸린 것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김여정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안전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는데요. 저는 북한이 이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발사의 목적이 그들의 미사일 부대가 준비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연습을 추가로 할 것이고, 이번 시험을 만회하기 위해 향후 더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기자 :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현황이 궁금합니다. 북한이 조만간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도 할 것으로 평가하시나요?

판다 연구원 :북한은 지난해 12월에 지금까지 북한에서 시험한 것 중 가장 큰 직경의 고체 연료 추진체 로켓 모터 시험을 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북한이 더 큰 직경의 고체 연료 미사일 비행 시험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보다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인 북극성-4형과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북극성-5형을 먼저 시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북한이 기습적으로 고체연료 추진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고체 추진체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연간 목표를 이미 제시했습니다.

기자 : 북한이 지난 8일 열린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연료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실물일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판다 연구원 :열병식에서 보여주는 무기들은 항상 모형입니다. 발사대는 진짜 발사대겠지만, 발사관(canister) 안에 실제 미사일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할 때마다 실제 무기를 공개하고 행진하지는 않습니다.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연료 추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모형이라고 해서, 북한이 이를 개발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개발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