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대사 “확장억제 강화 위해 미 핵잠수함 한반도 자주 가야”

0:00 / 0:00

앵커: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선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와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창설이 필요하다고 미 전직 고위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적극적인 대북 외교전략도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5일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와 미군 F-35 B, F-16 전투기가 참가했습니다.

미 태평양공군은 지난 4일 전략폭격기 B-52H 4대가 지난달 30일 괌에 배치됐다며 이번 배치는 동맹국, 협력국, 연합군과 미 태평양공군의 훈련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날 한미일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진행한 대잠수함 훈련과 수색구조 훈련이 4일 마무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와관련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B-52 전폭기를 괌에 배치하고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이 계속되는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분명히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2.jpg
지난달 30일 미국령 괌에 배치된 B-52 전략폭격기 / 미 태평양공군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을 핵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을 포함한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개념입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커가는 북한의 호전적 태도와 지난해 기록적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볼 때 B-52전폭기와 다른 전략자산들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이 북한의 적대활동을 억제하고 한국인들에게 미국의 공약을 확신시키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및 한미일 간 연합훈련이 증가하고 괌에 미 전폭기를 배치한 것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의 유효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여기에 미 해군의 핵추진잠수함(SSN)이 한반도에 더 자주 오는 것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의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수퍼 전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훈련들과 전폭기의 괌 배치가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였는지 여부는 북한 및 한국 지도자들이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훈련들은 그동안 해왔던 것이라며 미국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새로운 내용이 필요하다며 그 예로 한미일 확장억제협의체 창설과 핵순항 미사일(SLCM-N)을 탑재한 미 잠수함 방문 등을 소개했습니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안보석좌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는 이 훈련을 통해 군사적 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핵 사용과 관련된 신뢰할만한 결정 과정(a process for trusted decision making)을 구축하는 것이 확장억제 강화에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라이 라트너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확장억제와 관련해 중요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새로운 협의체제 (메커니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의 전략 운용과 계획, 사고 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 새로운 협의체제 결성 진전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로선 발표할 새 내용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Nothing new to announce today)

한편,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증가하고 있는 한미 혹은 한미일 간 군사훈련은 한국인들에게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확신을 주며 군대 준비태세 향상과 일본 자위대를 포함한 한미일 3자 간 상호운영능력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전략이 없다면 이렇게 힘을 보여주는 훈련들은 북한이 시작한 긴강고조의 소용돌이를 심화시키며 끝이 보이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양측 간 오산(miscalculation)과 한반도에서 충돌의 위험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