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연방의회에 주요 정책사안에 관한 분석을 제공하는 의회조사국(CRS)는 보고서를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위해 제재 완화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남북 간 긴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6일 공개한 최신 ‘한국'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북한은 한미 관계에서 가장 큰 전략적 우려 요소로 지목됐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적인 대화를 탐구할 것이며, 이를 위한 열린 접근 방식”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어 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단계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할 경우 그 대가로 일부 제재 완화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The Administration appears to envision offering some sanctions relief in exchange for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이 실패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본겁니다.
그러나 동시에 보고서는 “미국은 북한에 조건없는 만남을 제안하며 접촉을 시도해왔고, 이제 공은 평양에 있다"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대화 제안을 거절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 5월 한국의 윤석열 새 행정부 탄생 이후 달라진 정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먼저 윤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비해 북한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 협력에 대해서는 “이전 한국 정부는 대북 외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억지를 강조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우산 정책 아래 확장억제에 대한 고위급 협의를 다시 시작하고, 2018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행정부 시절 축소했던 한미 연합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한반도에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전략자산의 배치를 확대하고, 새로운 제재 대상을 도입하며,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 조치를 제안함으로써 바이든 정부가 강경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시에 북한 역시 한국과 미국에 강경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60여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 했고, 핵무력 법제화로 ‘선제 불사용' 원칙을 폐기했으며, 이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이 바이든 정부의 격려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확대된 삼자 군사훈련 등을 통해 관계 회복에 힘쓰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에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의 지지 또는 반대가 한국의 대북 정책 결과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2021년 발표한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대북 접근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적극적인 관여를 선호하는 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차기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과 차기 한국 정부 간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 등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26일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이어 27일에는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