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미국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기밀문서들이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사실이 공개돼 많은 논란인 가운데, 이번에 유출된 문건 중에는 북한에 대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2월 개최한 열병식에서 과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역량에 대해 “아마 과장되었을 것(probably oversells)”이라며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11일 최근 유출된 미 정보당국의 기밀 문서 중 ‘비밀’로 표시된 한 문서는 북한이 개최한 열병식에 대한 미국의 분석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례없는 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공개했으나, 해당 발사대들은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미사일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most likely carrying nonoperational systems.”)
그러면서 북한이 “아마도 미국에 충분한 핵 위협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probably to portray a maturing nuclear threat to the U.S.”)
이어 문서는 “북한은 실제로는 보유하지 않은, 보다 크고 더 강력한 미사일 능력을 보여주고, 실제 미사일이 손상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미사일을 열병식에서 선보였다”고 밝혔습니다. ("The North paraded these nonoperational systems to portray a larger, more capable missile force than it possesses and to mitigate the risk of damage to its real missiles,")

또한 북한이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이동식 발사대를 등장시켰지만, 미사일 시험 과정의 어려움과 자원의 제약 때문에, 앞으로 1년간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작동가능한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를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North Korea will probably be unable to outfit all of the paraded ICBM-class TELs with operational missiles capable of striking all of the US because of testing hurdles and resource constraints.")
통신은 다만 해당 문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과 고체연료 추정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대거 동원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미 압박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한편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기밀 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출 문건의 유효성 여부를 포함해, 국가 안보에 대한 함의를 살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