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은 13일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지적하고 이를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상임위원들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위협적인 언사는 강력한 한미동맹과 흔들림 없는 신뢰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한미 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시행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를 바탕으로 한미, 한미일 간 정보공유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도 이날 유선협의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미일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북한의 국경 재개방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모든 해외 노동자 송환 등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남북 간 정기 통신에 일주일째 응답하지 않으면서 13일 오전 7시 23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7일 만이며 올해로 9번째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오늘 7시 23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하였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 비행 후에 동해상으로 탄착하였으며 이에 대한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습니다.
이어 이성준 실장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3000km 미만으로 비행 중 추진체 부분과 상단부의 단 분리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북한이 발사한 화성-17형이 정점 고도 6000km 이상 올라갔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고도입니다. 이 미사일이 정상각도로 발사되면 사거리가 5000km 가량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군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특성 및 궤적 등의 형태를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추진체를 기반으로 한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의 경우 발사 시 나타나는 화염이 액체 연료 미사일과는 다른 형태로 발생하는데 이 같은 차이점을 한미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까지 분석한 내용으로 새로운 체계의 중거리탄도미사일,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본다”며 “열병식 당시 공개했던 여러 무기체계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통해 신형 ICBM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신형 미사일의 경우 고체연료 추진체를 기반으로 한 ICBM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한국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정찰위성의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정찰위성 일부를 시험했을 수 있다”며 “위성 발사를 위한 초기 단계의 시험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교수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종적으로 고체연료 ICBM을 만들기 위한 중간 단계로 고체연료 추진체 기반의 IRBM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장 교수는 “북한의 화성-17형의 경우 크기가 거대하고 액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운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그래서 북한은 활용성이 뛰어난 고체연료 추진체 기반의 ICBM 개발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교수: 북한이 결국 고체 ICBM을 지상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 아마 2단짜리로 IRBM을 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패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 같아요.
장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IRBM의 엔진, 즉 발동기로 지난해 12월 동창리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시험한 140TF 추력의 고체연료 발동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해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의 강화 및 대규모 야외 훈련 복원의 중요성에 공감했습니다. 특히 후반기 연습 시에도 실전적인 연습과 훈련 시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미는 KIDD 회의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어떠한 북한의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미일 3자 협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의 억제, 대응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 공동의 안보이익 발전에 핵심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연례 한미일 안보회의(DTT, Defense Trilateral Talks)를 활용해 안보협력에 대해 지속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한미 억제전략위원회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이 성공적으로 시행됐음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다양한 TTX를 통해 억제 및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