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워싱턴 선언’에 새로운 내용 없어”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27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 제니 타운 스팀스센터 선임연구원, 노정호 컬럼비아대 로스쿨 산하 한국법연구소장, 조나단 코라도 코리아 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27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 제니 타운 스팀스센터 선임연구원, 노정호 컬럼비아대 로스쿨 산하 한국법연구소장, 조나단 코라도 코리아 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 (/ 코리아 소사이어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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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미국 정부가 북한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핵 협의그룹’(NCG) 신설 제안 등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키스 루스(Keith Luse)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7일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가 개최한 미국의 대북정책 관련 토론회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의미와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질의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키스 루스 사무국장 : (이번 한미정상회담 성명에)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이전 미국 행정부가 말한 것을 다시 언급했습니다. 성명에는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이러한 성명이 나온 것입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제니 타운 스팀스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갈수 있도록 인센티브, 즉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제니 타운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긴장을 감소시키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싱가포르 성명을 예로 들었습니다.

타운 연구원은 “싱가포르 성명은 관계개선과 평화체제 구축,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담고 있었다”며, “반드시 비핵화를 (협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지난 2년 동안 보았듯 거기서부터(비핵화)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접근 방식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신뢰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노정호 컬럼비아대 로스쿨 산하 한국법연구소장은 “법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이라며 “우리는 불법 행위를 합법화하거나 협상의 일부가 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조나단 코라도 코리아 소사이어티 정책담당 국장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미 의회가 자금을 지원해 북한에 라디오 방송을 내보는 것과 같은 방식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외부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면 북한 주민들도 미국에 대한 나쁜 생각을 갖지 않게 되고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미래 세대가 서로를 좀 더 친근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