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항만통제위 “지난해 안전검사 받은 북한 선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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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이 사상 처음으로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의 영향으로 북한 선박들의 운행 횟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안전검사 대상에 지목된 선박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박을 관리∙감시하는 기구인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Tokyo MOU)가 8일 공개한‘2022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원회 소속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전무했습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이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국가는 전체 대상 113개국 중 북한과 볼리비아, 핀란드 등 17개국 뿐 입니다.

북한은 2000년 첫 보고서에서 109척의 선박이 안전검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2005년 가장 많은 362척이 안전검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00년 13척에서 2021년 1척으로 크게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단 한 척의 북한 선박도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것입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는 전 세계 선박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의 영향으로 북한 선박들의 운행 횟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선박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항만국통제위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선박의 운항이 늘어난 올해에는 지난 3월10일 중국 난징 항에서 북한 선적의‘리나’(RINA)호가 안전 검사 대상에 올라 통과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단 한 척의 선박도 안전검사를 받지 않으면서 안전 등급 명단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항만국통제위는 블랙, 그레이, 화이트 등 3단계로 구분한 안전 등급에서 북한을 중간 단계인‘그레이 리스트’에 올린바 있으며, 2021년 보고서에서는 북한을‘블랙 리스트’국가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는 보통 안전검사 결과, 결함 상태가 심한 것으로 조사되면 해당 선박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선박 운항을 중단하도록 하는‘정선 조치’를 내리고, 블랙 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립니다.

북한 선박은 2020~2022년 3년 동안 총 14척만 안전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2척이 정선 조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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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통제위원회(Tokyo MOU)가 8일 공개한 ‘2022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원회 소속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단 한 척도 없다. /Tokyo MOU

이런 가운데,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선박의 등급을 정하고, 안전검사를 실시하는‘코리아선급협회’(Korea Classification Society∙전 조선선급협회)은 지난해 20척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해 1척에 대해 정선 조치를 내렸습니다.

코리아선급협회는 지난 3년간(2020~2022년) 77척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해 3척에 대해 정선 조치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은 지난해 안전검사를 받은 742척 중 10척만 정선 조치가 내려져 안전등급 3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화이트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