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러 무기거래 의혹 유엔서 조사”...미 전문가 “거부권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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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식량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 러시아가 성사된 거래가 아니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이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로 북러 무기거래 문제를 옮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러 무기거래 의혹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확인되지 않은 언론보도”라며“지금 이 시점에서 이것(북러 무기거래)은 성사된 거래로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There are reports in the press which were never verified. At present, this is not something that we can discuss as a done deal.)

이어 그는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조사할 대북제재위원회와 전문가단을 두고 있다”며“지금까지는 혐의만 있기에 뭐라고 논평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We have a Sanctions Committee on North Korea and a Panel of Experts that is to investigate these things. So far, these are allegations. So I don't know what to comment on.)

러시아가 이달 유엔 안보리 의장직을 맡게되면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네벤자 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로 보내고 그 대가로 식량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거나 부인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북한이 식량과 원자재 등을 공급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전장에서 사용할 24종 이상의 무기와 탄약을 넘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미 재무부도 같은 날 북러 무기거래 관련 제재로는 처음으로 슬로바키아 국적의 무기상을 독자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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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월 백안관 내 기자회견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대한 증거 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백악관 유튜브 캡쳐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로 북러 무기거래 문제를 옮겨 이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 담당국장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러시아가 유엔 전문가단이 이 문제(북러 무기거래)를 조사할 것을 제안한 것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여 어떤 행동도 막을 수 있는 유엔 안보리로 문제를 옮기려는 시도”라고 밝혔습니다. (Russia’s suggestion that the UN Panel of Experts investigate the issue is an attempt to move the issue into the UN Security Council where Moscow can use its veto to block any action.)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장하는 개인이나 단체, 또는 은행에 대해 기존의 미국 제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The Biden administration should use existing U.S. sanctions against any individual, entity, or bank that is facilitating the Russia-North Korea sanctions evasion.)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지난해 새 대북제재에 반대하는 등 북한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추진 중인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하며 채택을 막고 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 역시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로 북러 무기거래 이슈를 옮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서 이것(북러 무기거래 문제)를 유엔으로 옮기려는 러시아의 전략적인 움직임처럼 들립니다. (It does sound like it's a strategic move on Russia's part to try to move this into the UN to control the information.)

또 그는 러시아가 이달 유엔 안보리 의장직을 맡게되면서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의 조사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에 놓이게 됐다며 러시아가 관련사안에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러시아는 상임이사국이지만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회원국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유엔에서 러시아는 영향력 있는 역할을 맡아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