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소 “북, AI 기술 활용 주민 감시”

사진은 2018년 3월 중국과학원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시장에 있는 인공지능(AI)로봇 '지아지아'(佳佳·왼쪽사진)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은 2018년 3월 중국과학원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시장에 있는 인공지능(AI)로봇 '지아지아'(佳佳·왼쪽사진)를 바라보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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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주민 감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 연구소가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가 23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공개한 '북한의 AI 연구' 보고서.

북한 국영 언론과 학술지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3년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최근 여러 기업이 AI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동안 마스크 사용 효과를 평가하고 감염 증상 지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AI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또 원자로 안전 유지에 AI를 활용하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으며, AI를 활용해 모의전쟁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민을 감시할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AI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만경대 정보기술사는 2020년 손전화기 ‘진달래 6’, ‘진달래 7’을 출시했는데, AI의 머신러닝 기법의 하나인 심층 신경망(DLL)을 기반으로 지문, 음성, 얼굴 및 문자 인식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머신러닝이란 정보를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스스로 학습한 후 이를 기반으로 결과를 판단하거나 예측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압록강기술개발회사도 보안 감시 시스템과 지능형 IP 카메라에 이 심층 신경망 기술을 적용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능형 IP 카메라는 주로 보안 시스템에서 사용되며, 실시간 비디오 감시, 움직임 감지, 안면인식, 자동 추적 등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중국을 비롯한 20여 개국의 유명 정보통신(IT)기업과 공동연구 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저자인 김혁 연구원은24일 RFA에 “북한 과학자들은 2010년대와 2020년대에 얼굴 인식 기술에 관한 많은 연구를 수행했다”며 “북한이 개발한 이 감시 기술은 잠재적으로 사회 통제에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안면 인식기술을 사회 통제로 사용할 경우 잠재적인 인권 침해에 연루돼 미국 대북제재 명단에 지정될 수 있다”며 “미국은 수출 규정에 따라 상무부가 인권 침해를 포함해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기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019년 인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의 감시 장비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Hikvision)을 제재한 바 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24일 RFA에 “중국이 현재 널리 사용하고 있는 얼굴 인식 기술로 탈북자들과 그들을 도우려는 이들의 활동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라며 “북한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북한은 분명히 중국처럼 AI을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을 주민 통제에 사용할 것입니다. 생체 인식 정보 등을 통해 주민의 국내 이동의 자유는 물론이고 국경을 넘는 자유도 더욱 제한할 것입니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부터 AI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중국 내 탈북민이 잇달라 체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