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물감시단체 “북 부패 4년 연속 세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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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한 국가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뇌물 지수'에서 4년 연속 전 세계 최고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감시 민간 비정부기구 '트레이스 인터내셔널'(Trace International)은 14일 '2023 뇌물위험지수'(Trace Bribery Risk Matrix 2023)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뇌물 부패 정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뇌물 지수’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92점으로 전 세계 194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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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감시 민간 비정부기구 ‘트레이스 인터내셔널’은 14일 ‘2023 뇌물위험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뇌물 부패 정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캡쳐 (Jinwoo Cho)

뇌물 지수는 ‘정부와의 상호작용’과 ‘뇌물수수 방지 및 법 집행 단속’, ‘민간 감독 능력’, ‘정부 및 민간 업무 투명성’ 등 4가지 항목 점수의 평균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부패가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은 ‘민간 감독 능력’에서 100점, ‘정부와의 상호작용’에서 99점을 받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패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의 뇌물 지수는 2016년 66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하다가 2020년 93점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전 세계 최악의 부패 국가라는 오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기업에 대한 간섭과 뇌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면서도 뇌물 억지 활동은 없고, 정부 투명성도 낮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뇌물과 부정부패는 오랫동안 지적되온 문제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9월 28일) 당간부가 뇌물을 받고 김정은 경호원을 선발했다가 해임되는 등 북한에 뇌물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8월에는 양강도당 선전부 부부장이 여러 차례 뇌물을 받았다는 소식과 금 생산지로 알려진 정주제련소 계량원 취직에 달러 뇌물이 필수라는 소식을 전하며 북한에서 만연한 뇌물과 부정부패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과정 중인 탈북민 이현승 씨는 14일 RFA에 “북한에서 가장 큰 뇌물수수범은 바로 김정은”이라며 “고위간부들은 김정은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자리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현승 씨 : 김정은 생일인 1월8일에 맞춰서 1008만 달러 혹은 1080만 달러 이렇게 액수를 맞춰서 뇌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맨 위에 있는 국가 지도자부터 뇌물을 받으니까 그 국가의 전체 시스템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뇌물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편 올해 세계에서 뇌물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노르웨이로 5점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12위와 19위, 중국은 134위를 기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