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지대 5G 감시망 설치가능…운용은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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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지역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최신 이동통신 기술인 5G, 즉 5세대 통신망 도입을 목표로 이미 시범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 기반시설과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엄청난 비용이 필요해 원활한 운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3G, 즉 제3세대 이동통신을 이용하고 있는 북한은 5G 이동통신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행한 '정보과학'에는 "5세대 이동통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북한 정보통신 관련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편집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최근 국경 감시망에 5G 기술을 도입하려는 의도와 관련해 대용량의 촬영 영상을 고화질로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현재 북한 내 기반시설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경지역 감시 카메라 촬영 영상이 먼저 신의주에 무선으로 전송된 후 평양에 유선으로 보내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 5G는 한번에 국경지역 내 다수 감시 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는 속도와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으로 직접 전송되긴 어렵고, 신의주에 있는 안테나가 카메라로부터 받은 신호를 케이블을 통해 평양에 보낼 겁니다.

신의주와 평양 사이 거리가 230킬로미터인 점을 감안할 이 사이에 5G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개의 안테나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북한이 5G 이동통신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론 가능하지만 5G 장비를 구매하는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5G가 이제 막 선보인 시점에서 북한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5G 장비를 대량으로 갖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 미국에서조차 5G가 최근 소개돼 구축에 들어갔고,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는 도입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최신 기술인만큼 장비가 매우 비쌉니다. 사실을 알 순 없지만 북한이 막대한 비용에도 5G를 들여왔거나 중국에서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앞서 미국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멧'은 15일 한국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북한이 국경지역에 5G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으로 지난달 신의주 압록강 주변에 감시 카메라를 새롭게 설치했다고 전했습니다.

5G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평양에서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 카메라를 통해 국경지대 상황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매체는, 기존 국경지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국경지역 주둔 경비대 군인들이 관리했지만 새로 설치된 감시 카메라는 평양의 국가보위성 작전실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비대 군인들이 그 동안 뇌물을 받고 밀수나 도강 등을 눈감아 주는 경우가 많아 평양 중앙본부에서 직접 감시하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한편, 중국은 이미 지난 2019년 4월 국경순찰대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합작으로 지린성 북중 국경지역에 중국 최초로 5G망 국경검문소를 건설한 바 있습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 기자,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