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북중 고위 외교 당국자가 회동을 통해 북중 혈맹관계를 과시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가 27일 베이징에서 만남을 갖고, 북중 간 끈끈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습니다.
리룡남 대사가 지난 2월 주중 북한대사로 임명된 후 처음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정상 회담을 계기로 북중 고위 당국자가 긴밀한 유대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만난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북중 간 탄탄한 관계를 과시하면서 미국 측에 '압박(pressure)이 북한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중국은 압박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올바른 전략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면, 중국으로부터 협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엄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엄 연구원은 대신 한미 양국이 중국과 접촉해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지난 3월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블링컨 장관은 역내 안정을 위해 중국에 비핵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중국 역시 비핵화를 돕기 위해 분명 관심이 있습니다. 핵은 역내 불안정성, 위험, 위협의 원천이기 때문이죠.
블링컨 장관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북한 핵 프로그램 진전에 관한 논의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 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둔 북한이 미국에 '중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난 것과 같은 맥락이란 설명입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그러면서 한미 양국이 중국에 북한과의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대북제재 위반과 같이 대북정책 추진을 훼손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3월 22일 구두 친서 교환을 통해 양국의 적대 세력들에 맞서 단결하고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친서 교환은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검토가 본격화 된 후 이뤄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