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북 비핵화 지지하지만 붕괴는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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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북한의 붕괴는 원치 않는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천주평화연합(Universal Peace Federation)과 평화를 위한 국제의회연합(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arliamentarians for Peace)이 24일 향후 북중 관계를 논의하는 화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더그 밴도우(Doug Bandow)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 수석 연구원과 미 해군참모대학의 중국 해양 연구소(CMSI) 소속 라일 골드스타인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밴도우 수석 연구원은 북중 간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의견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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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F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밴도우 수석 연구원이 북중 관계에 관해 말하고 있다. /UPF 화상회의 캡쳐

북한은 계속해서 핵보유국으로 남기를 원하는 반면 중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의 위험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는 겁니다.

다만 2017년 유엔의 대북제재를 옹호했던 중국의 입장이 현 시점에서 북한에 유화적으로 바뀐 이유는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미국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밴도우 수석 연구원: 미국의 정책은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파괴할 우려가 있는 정책, 즉 제재를 옹호하는 겁니다. 중국의 입장은 비핵화를 원하더라도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습니다. (US policy is to advocate policies, namely sanctions, which threaten to implode or destroy North Korea. So from a Chinese standpoint, even if you want denuclearization, you don't want to adopt a means to that in which might destroy North Korea.)

그는 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북중 간 왕례가 적었지만,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중국이 다섯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미북 관계 진전을 우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골드스타인 교수는 북한이 자력갱생을 추구하는 동시에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에 집중하고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중국의 '우산' 아래 있으려는 이유는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은 북한을 흡수(absorb)할 수 있는 대상인 반면 중국은 북한의 현대화를 도와주는 국가로 덜 위협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밴도우 수석 연구원은 북한 문제와 관련된 미중 간 다른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과 대화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