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발 묶였던 주북 중국대사 귀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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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최장 기간 북한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주북한 중국대사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북한 관영 매체가 23일 6년 9개월간 북한에서 근무하며 역대 최장수 주북한 중국대사로 기록된 리진쥔 대사가 중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밝히면서 후임 인사와 북중 교류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전날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최룡해를 통해 리진쥔 대사에게 작별인사를 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도 23일 정례기자회견에서 "리진쥔 대사가 곧 이임해 귀국한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날 중국 측은 "이는 정상적인 인사 교체"라면서 "후임인사와 관련해 현재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리 대사의 후임으로 왕야쥔 전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을 내정한 바 있지만, 당시 국경 봉쇄 문제로 대사 교체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통상 5년 주기로 대사를 교체해 왔습니다.

이번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리진쥔 대사의 임기는 사실상 지난해 3월까지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올해까지 연장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23일 베이징 주재 지재룡 북한 대사의 경우에도 지난 2월 후임인 리용남 대사가 부임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리진쥔 대사의 이번 귀국을 계기로 북한이 국경봉쇄를 다소 완화하고 외국과 고위급 인사 교류를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의 이번 귀국 결정은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리 대사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중국 측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편 23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이날 4년 6개월만에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고 상호 관심사를 공유했습니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중 양측은 안정적 정세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종전선언을 포함해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또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앞으로도 양측 간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