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9월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이후 북한이 건축자재를 대거 반입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살림집 건설'에 힘쓰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9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고, 지난 2월 중순부터는 나선-훈춘 간 화물트럭 운행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대북 무역업자에 따르면 화물열차나 훈춘을 통해서 북한으로 들여가는 물품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물품은 건축 자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타일이나 건축용 유리를 포함해 유리창문 틀이나 문짝까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온갖 건축 자재가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다”며“건축 자재들이 들어가는 이유는 김정은의 치적 쌓기 사업인 주택 건설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식량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식량과 비료가 아닌‘건축자재’의 반입 비중이 높다는 소식은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농촌 살림집 건설은 지난 2021년 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확정한‘새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중인 김정은 총비서의 핵심 사업입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도 ‘농촌 살림집 건설’을 제1 중요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주택건설을 통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고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 민간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김정은 정권은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쌓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양 외곽 주민들의 물질적 삶을 개선해왔다”며“이것이 지난해부터 북한이 주거자재 수입에 집중해 온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 건설은 정권이 주민의 삶을 개선했다고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미주리대학의 제리 넬슨(Jerry Nelson) 명예교수는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건축 자재가 필요한 이유는 북한의 극심한 주택 부족 때문”이라며“산림 보존에 대한 문제도 있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입장에선 더 나은 주택을 제공하면, 농촌 주민들은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더 열심히’일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텐가론 선임국장은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금을 식량 수입에 쓰는 것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국내 경제 활동을 개선하는 데 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당국이 우선순위를 잘 못 두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김준호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