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연일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까지 침범해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대남 적대감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 반응을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신문과 방송, TV를 통해 연일(11~14) ‘한국발 무인기’가 수도의 상공을 나는 사진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당국은 한국이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켜 반공화국 모략 삐라를 살포하는 만행을 감행했다며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적개심(적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12일) 오전 전 종업원이 모인 가운데 외무성 중대 성명(10.12) 전문과 김여정 담화 내용이 전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초급당비서는 “수도 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키고 모략 삐라까지 살포한 한국은 가장 적대적인 불량배국가, 극악한 원쑤(원수)라며 (한국)쓰레기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에 각 청년동맹조직에서는 토요일(12일) 오후 조직별 복수결의모임을 조직했는데, 한 사람씩 일어나 한국을 성토하고 응징과 복수를 다짐하는 결의를 다져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또 길거리에서는 어제와 오늘 이틀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송선전차가 외무성 성명과 김여정 담화 내용을 내보내고 각계각층 사람들의 반응을 반복해 전하고 있다”며 “방송에 나오는 사람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국에 대해 쌍욕을 퍼붓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전에도 신문 방송이 한국을 나쁜 표현만 골라 비난했지만 요즘처럼 온갖 나쁜 쌍욕과 쌍말이 난무한 적은 없었다”며 “당국이 한국에 대한 주민들의 동경을 차단하려 무척 애를 쓰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한국 무인기가 수도의 하늘을 침범했다는 보도를 신문으로 보자마자 (한국의) 무인기 기술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제(12일) 같이 밥을 먹은 대학 동창생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서울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띄우는 원격기술이면 한국의 국방력도 그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군 총참모부가 한국발 무인기가 다시 또 평양 상공과 국경을 침범하면 즉시 대처하도록 포병 연합 부대 등에 완전 사격 준비를 갖출 데 대한 작전 예비지시(10.12)를 하달한 것도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발전했음을 알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한국발 무인기가 수도의 상공을 침범하여 반공화국 삐라를 뿌렸다고 보도한 다음 날 당국은 주민들에게 전쟁준비 물자를 준비하도록 포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한국 무인기가 어떻게 평양 하늘까지 날아오느냐는 의문을 드러내며 한국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정말 띄운 것이라면 한국의 기술이 발전한 게 맞다는 반응”이라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오물 풍선을 살포해 온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무성 중대 성명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또 연일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발표하는 등 한국에 대한 비난과 협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