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도 저강도 무력시위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됩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4일 10~20여 발의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북한이 의도하는 협상으로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북한이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을 수준의 ‘저강도 도발’을 감행해 미국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겁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만으로 제재 결의를 추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이 같은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다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감행됐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대화에 미국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봐야 합니다. 북한은 미국과 핵을 보유하는 협상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겁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한미동맹의 균열을 의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내놓은 미국의 입장으로 이미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북한의 발사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며 대북협상 의사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범철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북한의 발사체가 ICBM이 아니라 괜찮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자칫 단거리 미사일이 동맹국인 한국으로 날아가도 좋다는 의미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의 신뢰도에도 금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미 정부가 북한의 이번 발사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이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용인하겠다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추가 제재를 받지 않는 수준의 저강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부터 군 관련 행보를 연이어 보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현지지도했고 지난달 17일에는 북한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전술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참관, 지도한 바 있습니다. 약 보름 만인 지난 4일에는 전술유도무기의 시험발사를 참관했습니다.
북한이 도발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게 신 센터장의 분석입니다.
반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번 조치로 한미가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도 당분간 미사일 발사 등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는 한 현 시점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내부단속을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부터 미국, 동북아시아 주요국 정상들과 수차례 회담을 벌였음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이에 따라 예상되는 동요를 무마시킬 조치를 취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은 농번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아 경제 상황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가 없어 북한 내부에 회의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단속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김 위원장이 군 관련 분야에 대한 현지지도를 자제해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내부적 수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