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WMD개발용 에너지 공급에 코로나19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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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열악한 에너지 상황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코로나19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집중 조명해 보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한국학연구소(GW Institute for Korean Studies)는 2일 '북한의 정제유 공급과 수요(Supply and Demand of Refined Oil Product in North Korea)'란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미국 비영리 공공정책연구단체인 노틸러스연구소의 데이비드 본 히펠(David Von Hippel)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7년 유엔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북한 경제에 '장부 외(off-books)' 그러니까 불법경로를 통한 정제유 등 석유제품의 비공식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해상에서는 선박 대 선박 간 불법 환적 방식으로 정제유 수입이 이뤄지고,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로 이어진 원유 파이프의 경우에도 흐름이 멈추게 되면 내부에 고착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공식 보고없이 조금씩이라도 중국은 북한에 원유를 공급한다는 겁니다.

본 히펠 연구원: 유엔 대북제재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 감소는 일반 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무기개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본 히펠 연구원은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지금의 상황은 성공적인 대량 살상무기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이고 다각적인 해결방법 모색이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이날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주로 공식 통로를 이용해 북한 측에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에 이들 국가는 적극 동참하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석유제품 수입이 급감한데 따른 영향이 북한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발표한 북한의 8월 정제유 수입량을 보면, 중국이 142톤(141.73톤) 그리고 러시아가 32톤으로 전달에 비해 약 10분의 1 정도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지난 28일 공개한 중간보고서는 선박 대 선박 환적 등의 방식으로 북한이 수입한 정제유 양이 이미 지난 5월에 유엔 제한량인 50만 배럴을 초과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