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선보인 시스루 소재의 옷이 북한 매체에 포착됐습니다. 북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옷차림인데 김주애가 입고 나온 뒤 고위층 자제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달 3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의 대표적인 어린이집 ‘경상탁아소’에 다니는 아이들의 활동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사진에는 생활놀이를 하고 음악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 아이들 가운데 북한에서 잘 볼 수 없는 옷차림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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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팔 부분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인 보라색 블라우스를 입고 공식석상에 나와 화제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의 옷과 흡사합니다. (관련 기사)
김주애는 지난달 14일 평양의 '전위거리' 준공식에서 이 의상을 선보였는데, 어린 나이에 비해 옷차림이 성숙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앞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씨 일가 여성들의 자유로운 의상은 일반 주민들의 옷차림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정 센터장 :리설주라든가 김주애는 기존의 구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제 그런 것들이 북한 주민들 여성들한테 충격을 주면서 북한에서 의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경상탁아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도 거쳐 간 교육기관으로, 주로 고위층 자녀들이 다니는 평양의 명문 어린이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위층 자녀인만큼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갖추고 있지만, 그 중 반투명한 시스루 소재로 된 옷차림은 보수적인 북한의 분위기와는 상반돼 더욱 눈에 띕니다.
특히 경상탁아소는 평양영화제에 온 외국인 손님들에게도 공개해왔던 만큼 외부 노출이 잦았는데,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된 아이들의 모습 중 생소한 옷차림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주애가 공식석상에 입고 나오는 옷차림이 고위층 자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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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지도부는 외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딸 주애의 의상에도 노력을 기울였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북한 지도부는 지금 김정은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수단 중 하나로 김정은의 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김주애가 무언가를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도 같은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저는 이것이 유행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정권이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보다 개방적인 흐름을 허락한다는 뜻은 아닐 거로 예측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 최근 김 위원장이 아주 고위급 지도자들까지 데려가 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오히려 김 위원장이 상황을 더 통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김정은을 따르도록 압력을 가하는 데 느슨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조진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