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남 잔류 어민에 “당원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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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7월 4일 해상에서 표류하다 남한해경에 구조된 5명의 북한어민들 중 한국에 남기를 희망한 3명을 제외한 2명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역시 당원들은 살 길을 찾아서 간다'며 남한에 남은 어민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7월 초 낙지(오징어)잡이를 나섰다가 조난당한 북한어민 5명이 한국해경에 구조되었다는 소식은 남한 언론에서 크게 보도됐습니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군부대 소속 수산사업소 어민들이었는데 이들 중 2명은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북한으로 간 어민 2명은 일정기간의 조사를 거친 후 수산사업소에 복귀됐는데 “현지 주민들은 그들을 ‘1등 바보’로 취급하는 한편 한국에 남은 어민들은 ‘역시 당원들이 똑똑하다’라며 칭찬하고 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한 목소리로 증언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소식통은 한국해경에 구조된 북한어민들은 함경북도 청진시 신암구역 새나루에 기지를 둔 군부대 소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7월 초 낙지발이(오징어잡이)를 위해 새나루 포구에서 출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수산사업소 측에서는 출항한 배가 이틀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어민들이 바다에서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7월 10일경 중앙에서 가족들을 모두 평양으로 불러들인 후에야 심상치 않은 일이 터졌음을 짐작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을 맞은 것은 배에 탔던 어민 5명 중 비당원 2명뿐이었고 정작 노동당에 입당해 당생활을 하던 3명은 한국에 남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에 청진시 주민들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당원들이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비당원이 당원들보다 당성이 더 투철하다’라며 모두들 비웃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사석에서는 주민들이 돌아온 사람들을 ‘1등 바보’, ‘그 정도니 노동당에도 입당 못했을 것’이라고 조롱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결정적 순간엔 역시 당원과 비당원 간에 차이가 난다”며 “예전의 당원은 당과 수령에게 충성심이 높은 사람이었지만 요즘 당원은 ‘제대로 살아갈 방법을 아는 사람’, ‘똑똑한 사람’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비당원이라는 말은 ‘살길이 있어도 찾지 못하는 머저리’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더욱이 남들은 목숨을 걸고 찾아가는 한국에 공짜로 굴러 들어갔다가 자진해서 되돌아온 어민들에 대해 사람들은 할 말을 잊어버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진시 새나루 주변에 사는 한 주민 소식통도 “북으로 돌아온 어민들은 배려나 표창은커녕 도리어 보위부에서 혹독한 심문을 받았다”며 “한국에 남은 3명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아무러한 연대적 처벌이 없이 그대로 살고 있어 돌아온 사람들에 대한 주민들의 조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