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북 연관 ‘방글라 중앙은행 해킹’ 공모자 소환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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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2016년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사건' 당시 북한 해커들과 공모한 필리핀계 은행과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장을 전격 발부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지난 2016년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사건'에 연루된 필리핀계 회사 법인 4곳과 필리핀계와 중국계 개인 16명 등에 대한 소환장(summons)을 발부했습니다. (위 사진참고)

6일 법원 측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리잘 상업 은행’(RCBC∙Rizal Commercial Banking Corp)과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블룸베리 리조트’(Bloomberry Resorts and Hotel), ‘이스턴 하와이 레저회사’(Eastern Hawaii Leisure Company) 등 3곳에 대한 소환장이 4일 발부됐습니다.

또 ‘리잘 상업은행’의 책임자였던 마이아 데구이토와 카지노 사업 관련업자인 중국계 킴 웡(Kim Wong)과 가오 슈슈(Gao Shushu) 등 16명과 필리핀계 물류회사인 ‘센트리텍스 트레이딩’(Centurytex Trading) 1곳의 소환장도 1일 발부됐습니다.

앞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2월 북한 해커로 인한 피해액 8,100만 달러를 보상받기 위해 ‘리잘 상업은행’ 등을 상대로 지난달 31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소장에 따르면 4일 소환장이 발부된 ‘리잘 상업은행’과 ‘블룸베리 리조트’, ‘이스턴 하와이 레저회사’ 등 3곳은 북한 해커가 탈취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8,100백만 달러를 이른바 ‘세탁’하는 데 활용됐습니다.

또 1일 소환장이 발부된 16명과 ‘센트리텍스 트레이딩’은 북한 해커가 탈취한 8,100만 달러에 대한 ‘돈세탁’ 서류 작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소환장 발부는 원고 측인 ‘방글레데시 중앙은행’이 각각 지난달 31일 회사 1곳과 개인16명, 그리고 1일 회사 3곳에 대해 ‘소환장 발부요청’(request for issuance of summons)을 법원이 승인함에 따라 발부됐습니다.

이번 소환장은 피고 측 ‘리잘 상업은행'이 21일 안에 원고 측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주장에 항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소환장은 피고 측 ‘리잘 상업은행’이 21일 안에 원고 측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주장에 항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RFA PHOTO)

이번 소환장은 21일 안에 피고가 항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만일 피고가 항변하지 않으면 '궐석 재판'(default judgement)이 진행돼 법원이 기존 증거를 가지고 임의로 판결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사진 참고)

소환장을 받은 피고 측 ‘리잘 상업은행’ 등은 소환장에 대한 원고 측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이므로, 소송이 무효라는 주장이 담긴 ‘소송원인 무효판결 청구서’(motion to dismiss)를 연방법원에 송부해야 합니다.

이후 법원에서 ‘소송원인 무효판결 청구서’를 받아들이면 소송은 끝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재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는 원고 측 ‘방글라데시 중앙은행’과 피고 측 ‘리잘 상업은행’이 재판 전이나 도중에도 상호 당사자 간 ‘합의’(settlement)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앞서, ‘리잘 상업은행’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에서 최고의 변호인단을 고용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6일 현재 피고인 ‘리잘 상업은행’ 측이 어떤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과 연관된 해킹조직으로 인한 이번 피해 보상금 소송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밝혔으며, 법무부는 6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