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경호가 최근들어 한층 강화된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안전 위협이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TV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간부학교 준공식이 성대하게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경호대가 눈에 띕니다.
8명의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 주위에 그림자처럼 밀착해 주변을 살핍니다.

평양 내부에서 이루어진 다른 일반 행사와 비교했을 때 경호가 대폭 강화된 모습입니다.
현장의 폭발물을 탐지하는 수색견도 보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는 중에도 연설대를 중심으로 9명의 경호원이 일정 거리를 두고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각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피격되면서 북한 내에도 테러 위협에 대한 긴장이 높아졌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 :아베 총리에 대한 폭탄 테러도 있었고 또 슬로바키아 총리에 대한 피격 사건도 최근에 있었고 또 이란의 라이스 대통령의 추락 사고도 있었고 그래서 최근에 정상급 인물들에 대한 안전 문제가 전체적으로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부분이 아마도 큰 맥락 속에는 아마 있을 것 같고, 특히 핵 미사일 관련된 지휘 통제 체제에서 김정은이 정점에 있다 보니까 김정은에 대한 일종의 암살 위협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라고 자신들은 판단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어떤 공포심 그 위협 심리가 북한 내부적으로 또는 지도부 내에 상당히 팽배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테러 직후, 김 위원장의 경호대는 처음으로 의문의 검정색 가방을 들고 한층 높아진 경계태세를 갖춘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등장한 검정색 가방은 기관총 보관용 또는 방탄용으로 쓰일 거라는 당시 전문가들의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강화된 김 위원장의 경호에 대해, 지난 22일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 가운데 누군가가 김 위원장에게 불만을 가지고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그는 일부 엘리트들조차도 자신에게 매우 화가 날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엘리트층을 불충실하다고 비난하며 살해하기도 했으니까요. 그가 어려운 상황을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북한 정권 내부에 무언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북한은 내부적으로 불안정하고 주민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접근은 통제되겠지만 북한 정권 내부에 행동을 취하는 것에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사진촬영이 있던 다음날 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마이바흐 벤츠를 직접 운전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삼엄한 호위를 받는 전날의 모습과는 상반된 이미지를 보이려는 듯 돌아갈 때도 직접 운전대를 잡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인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운전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물론 그가 직접 운전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저는 그가 자동차도 운전하고 항공기 조종도 할 수 있다는 개인적인 능력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보다는 과시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맥스웰 부대표도 “일반적으로 보안 서비스는 위협이 발생했을 때 회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운전자가 필요한 국가에서는 어떤 지도자도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이 개인적인 재미와 만족을 위해 운전대를 잡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물론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김정은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지위를 낮추는 운전을 함으로써 경호팀과 수행원들의 손발이 묶여 있어야 하는데 직접 운전을 했다는 것은 김정은이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더 나아가, 마이바흐 벤츠를 운전한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가 무력화 되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분석했습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 :지도자가 직접 운전하는 부분은 개인적인 자유분방함 그다음에 북한 지도자의 어떤 그런 특성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한편 제재에 대해서 '아무리 해봐야 소용없다'(라고 표현하는 것이고요). 북한이 최근 조금 의도적으로 비웃는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 부분을 자신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대북 제재의 무용론을 펼치는 일종의 하나의 행보로도 읽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